▲ 신선영 울산대 교수·색채학박사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과 인지력이 약화된다. 일반적으로 노화로 인한 기억력과 인지력의 약화는 불가항력적이라고 하지만 색깔의 효율적인 사용으로도 인지 기능을 보존하고 기억 상실의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늘 우리 주변에 있는 색은 우리의 감정과 인식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학습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

색은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억하기 쉬운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하는데 효과적이다. 책을 읽거나 쓰면서 암기를 할 때 여러가지 색깔의 펜을 사용하여 표시하면 그 정보를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결과 발표 시 중요한 정보를 색으로 강조해놓으면 듣는 사람들이 정보를 더 잘 기억한다. 문서 작성 시에는 작업이 완료된 항목들을 개별 색으로 표시하면 앞으로 해야 할 부분에 대해 잘 기억 할 수 있다. 유아나 어린이에게 수학을 가르칠 때에도 색을 숫자에 사용하여 가르치면 더 빨리 배운다. 적절한 색을 사용하면 사람의 학습 능률을 55~78% 정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적절한 색으로 표시된 정보는 이해력도 73%정도 향상시켜준다고 한다. 예를 들어, 주목성이 강한 빨간색은 위험과 신호, 긴급한 정보들을 전달할 때 효과적이다. 자극이 적어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신체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주는 녹색은 전반적인 인지 능력뿐만 아니라 읽기 속도와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파란색은 집중력을 높여주고 산만함을 줄여 줄 수 있어 기억력과 학습 능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잘못된 색의 사용은 주의를 산만하게 하며, 기억과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색의 적용 효과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하다. 기억과 학습에 미치는 색의 영향은 색에 대한 생리적, 심리적 반응, 문화적·개인적 차이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색이 사용되는 상황과 환경, 개인 선호도 및 배경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색의 심리적, 신체적, 감정적 특성들을 이해함으로써 기억력과 학습력 그리고 전반적인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색의 계획적인 적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신선영 울산대 교수·색채학박사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