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예전보다 태화동 이팝나무 꽃이 덜 풍성한 느낌입니다.”

지난 4월, 울산시 중구 태화동 이팝나무 꽃이 만개한 모습을 본 사진작가들의 이야기이다.

태화루 맞은편 태화시장 주차장에 우뚝 솟은 수령 300년으로 추정되는 태화동 이팝나무는 2009년 12월 중구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는 보호수다. 옛 태화동사무소가 있던 주택가 안에 위치한 이 이팝나무가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은 불과 몇년 안된다. 골목 안쪽에서 자연상태로 보호되고 있을 때는 3그루가 꽃을 피웠는데 지금은 2그루만 살아 있다. 태화시장 주차장 조성공사 때 주택을 철거하고 나무 주변에 석축을 쌓고 가드레일을 두르는 작업 과정에서 제당 쪽으로 기울어 있던 한그루를 베어낸듯하다. 베어진 나무 부분은 나무 외과수술 마감하듯이 덮여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울산도호부 사직단 앞에는 모두 6그루가 있었다고 한다. 이 이팝나무 앞에는 ‘태화동의 이팝나무’, ‘육도목(六道木)’라고 표기 된 작은 비석이 있다. 이팝나무의 역사성이나 지리적, 지형적 상징성을 말해주고 있다.

▲ 울산시 중구 태화동 이팝나무
▲ 울산시 중구 태화동 이팝나무

해마다 입하(立夏)즈음인 5월초 순경 꽃이 핀다고 해 ‘이팝나무’라는 이름이 얻었던 설과 모내기철 쌀밥처럼 꽃이 핀다고 해서, 또 조선시대 양반가 이(李)씨들이 먹는 밥인 이밥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편, 경상도, 전라도 등 전국 8도 중 따뜻한 지방인 6도에만 산다고 해 육도목이라 붙여졌다고도 한다. 영어로는 치오난투스(Chionanathus)는 눈(雪)이라는 뜻의 치온(Chion)과 꽃이라는 안토스(antos)를 합친 말이다.

태화동 이팝나무는 크기나 수령에 비해 생장에 필요한 땅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 풍성한 꽃을 보기위해 유기질 거름 중심의 영양공급이 필요해 보인다. 태화동 이팝나무는 태화강국가정원과 태화루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생명문화재로서 울산의 자연역사를 알려주는 생태관광 명소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고 있다는게 필자의 판단이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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