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감동공천 없인 과반성공 힘들어
비례대표 선회·취약 지역구 선택 등
김기현 대표의 공천혁명 필요한 시점

▲ 김두수 서울 본부장

9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4년 4월10일 총선.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 유력 방송 출구 조사 결과를 ‘한여름 밤의 꿈’에라도 떠올리게 되면 여야 총선지휘부는 모골이 송연해질 것이다. 기존 정치권에 신물을 느낀 중도층 정치 소비자들이 ‘제3지대’에 표를 몰아주면서 거대양당 지도부 모두 패배의 쓴잔과 맞딱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불길한 징조는 최근 여론조사에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6월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힘 33%, 더불어민주당 34%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보다 국민의힘은 2%p 하락했고, 민주당은 3%p 상승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총선 디자인 핵심인사들은 여야공히 ‘자신들이 필승’이라는 희한한 희망고문에 열중한다. ‘꼼수공천’논란도 예상된다. 눈엣가시와도 같은 비주류는 물론 지도부에 총질해 온 ‘독설가’들을 과감하게 쳐내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지점에서 여야 공히 ‘말로만’ 내세우고 있는 것은 ‘감동공천’이다. 하지만, 힘의 원리에 의한 감정적 칼질은 역풍을 넘어 민심 이반으로까지 간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심지어 안하무인 공천 칼잡이가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한 건 이미 총선 역사가 웅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공천 로드맵의 연장선에서 산업수도 울산의 공천지형은 과연 어떻게 될까.

6개 미니선거구에다 현역이 고작 5명뿐이다.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물갈이 폭과 연동시켜 구색맞추기식으로 하는 칼질은 세련된 칼솜씨가 아니다. 부산은 18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은 15명, 경남은 16개 지역구중 13명이다. 또 TK는 대구 12명 경북 13명 전원이 국민의힘이다.

의원숫자 대비 울산의 인위적 칼질은 개별 감정만 증폭시킬 뿐이다. 여권의 최고실세인 당대표와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의 막후 역할론이 주목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선 기술적으로 고도의 정무적 판단도 고려해야 할 때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구여권은 물론 윤정부에서도 울산출신 장·차관은 단 한명도 없다. 지역 인재고갈 현실에서 선제적 대응으로 플랜1에서 플랜3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도 가능하지 않을까.

헌정사 처음으로 집권당 대표에다 공천칼잡이 실세까지 울산 출신이라는 의미를 새겨봐야 한다. 권부와 근접해 있을 때가 포용과 진정한 화합으로 ‘원윈’할 때다. ‘너죽고 나살기’ ‘넘어지면 짓밟는’ 구태정치 행태를 과감하게 버려야 더 큰 정치를 할 수 있다.

미국내 매우 작은 주에 속한 아칸소 주지사 클린턴이 기라성같은 정치인들을 제치고 백악관을 관통한 배경 가운데는 통합과 포용, 지역발전에 대한 평가, 아칸소주민 절대다수의 확고한 지지기반이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는 사실은 역사에도 기록돼 있다.

이 지점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김기현 대표의 동선이다. 공천혁명 전략의 일환으로 김대표 스스로 선제적 비례대표 선회 또는 ‘취약 지역구’로 전환하게 될 경우다. 여권이 전국적으로 개혁공천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특단의 카드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4선 지역구의 빈자리엔 ‘준비된 인물’을 배치해 지역 정치권의 선순환을 시도, 총선 승부처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절묘한 시나리오를 통해 여권이 과반확보에 성공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김기현 = 일등공신 = 큰 꿈’으로 자연스레 연동될 것이다. 내년 4월10일 오후 6시가 더욱 궁금해 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두수 서울 본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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