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

인간의 마음 상태는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 이 세 가지 신경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된다. 도파민은 자극적인 기쁨이나 쾌감에 민감하게 반응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불안, 부정적 마음, 스트레스 반응을 관장하며 세로토닌은 이 두 가지 신경을 억제하고 너무 흥분하지도 않고 불안한 감정도 갖지 못하게 평온함을 주는 신경 물질이다. 일상에서 지속적인 행복감을 느끼는 데는 세로토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항 보경사 근처에 위치한 기청산식물원(사진)은 형형색색의 화려함보다 자연 그대로의 식물 탐방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방문 당일 설립자인 이삼우 원장님을 직접 뵙고 해설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인간의 심성은 자주 접하는 초목들의 형상과 심성을 닮는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널리 보급하는 데 매진해 왔음을 정원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산책로는 전체적으로 평지여서 걷기에 편안하다. 길의 형태는 사람의 오장 육부를 모티브로 해서 양치식물, 야생화, 울릉식물, 식용식물, 약용식물, 아열대식물, 멸종 위기식물 등 다양한 관람 루트가 조성돼 있다. 낙우송 나무뿌리의 특이한 형상은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풍향수는 60만년전 이 일원에서 무성하던 나무로 화석으로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특이한 열매와 벌레를 쫓는 향기나는 잎도 관찰 포인트다.

식물원의 설립 취지와 식물에 관한 숨은 이야기를 들으니 자생식물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관광이나 상업적인 목적의 식물원이 화려한 색상의 원예종으로 장식돼 방문객들에게 일시적 쾌감이나 흥분을 유발하는 것과는 달리, 기청산식물원은 자연의 숲과 같은 모습으로 가꾸어져 있어 가히 세로토닌 충전소라 할 만하다.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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