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나무 나이가 700년 되었다는 울산시 중구 우정동 회화나무 이야기다. 우정동 276-34번지에 있다. 지난 2009년 중구 보호수로 지정됐다.

회화나무는 한 그루가 아니라 2그루다. 북쪽에 있는 큰 나무는 가슴높이가 2.8m나 된다. 남쪽에 작은 나무는 건물 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다. 나무들을 살펴보면 그루터기 아랫부분에 상처 나 있다.

회색빛이 나도록 외과수술 해 놓았다. 나무들 사이에 나무가 한 그루가 들어갈 만큼 공간이 비어 있다. 이들 나무는 어미나무 그루터기에서 나온 작은 가지에서 자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미나무가 죽고 나서 떨어져 나온 흔적이 상처로 남았다. 크기는 다르지만, 나이는 150~2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나무 주변은 소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나무 아래 제당이 울산을 부흥시킨 울산 박씨 시조인 박윤웅을 모신 성황당이라는 정보를 주고 있다. 제당 처마 밑에는 제당 건립에 도움 준 분들에 대한 현판이 걸려 있어 역사성을 말해주고 있다. 나무 그루터기의 맹아나 상처가 난 모습들이 도심 속에서 큰 나무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이 나무도 갖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효자송도선생정려비’가 나무 입구에 있다가 시립미술관 공사로 이전해 가고 덩그러니 공터만 남았다. 이 정려비는 북구 효문동에서 왕래가 많은 도심 연못가인 우정동으로 옮겼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지척에 있는 회화나무도 당시 환경적이고 경관문화적인 역할이 필요했기에 선택돼 심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회화나무는 여름에 꽃이 피는 콩과식물로 나뭇가지의 불규칙성이 창의적이라 해 학자수로 불린다. 아울러 수질정화 능력이 뛰어나 우물가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나무 앞 공사가 끝나면 도심 속 자연역사공원으로 나무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좋은 생육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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