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학 교수·문학박사

우리는 평소 글쓰기를 할 기회가 드물다. 문장을 작성할 때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지만 최소한 맞춤법은 지켜야 한다. 그래서 일상 언어생활의 한글맞춤법 적용을 도와주는 지도서가 발간되고 있다. 이런 책 중에서 <우리말 맞춤법 수업>(배상복, 2023),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이주윤, 2023), <어른의 맞춤법>(신선해·정지영, 2021) 등 세 권의 내용에 중복되게 기술된 다섯 낱말의 활용법을 여기서 살펴보도록 한다.

<맞추다/맞히다> ‘이번에는 무려 네 개나 (맞췄다/맞혔다)’에서 ‘맞혔다’가 정답이다. ‘맞히다’는 ‘맞다’의 사동사이다. ‘맞히다’는 하나의 대상이 어딘가에 꽂힐 때 활용한다. ‘정답을 맞히다’ ‘적장의 어깨를 화살로 맞히다’이다. ‘맞추다’는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 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 ‘퍼즐을 맞추다’ ‘문짝을 문틀에 맞추다’이다.

<웬지/왠지> ‘(웬 떡을 /왠 떡을) 웬일로 가지고 왔냐?’에서 정답은 ‘웬’이다. 웬지/왠지의 발음이 거의 같아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이며, ‘웬’은 ‘어찌된, 어떠한’을 뜻하는 관형사다. 그래서 ‘웬’ 다음에는 명사가 온다. 결정적으로 ‘왠지’ 빼고는 다 ‘웬’으로 쓰면 된다. ‘오늘은 왠지 기분이 울적해’ 경우에는 ‘왠지’를 사용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웬지’를 쓰면 된다.

<다르다/틀리다> ‘너와 나는 틀리다.’에서 ‘틀리다’는 ‘다르다’라고 표현해야 맞다. ‘다르다’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않은 것이고, ‘틀리다’는 계산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남을 뜻한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입니다’라는 문장 표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어떡해> ‘나 어떻해! 너 갑자기 가버리면’에서 ‘어떻해’는 ‘어떡해’로 고쳐야 한다. ‘어떡하다’가 ‘어떻게 하다’의 준말이다. ‘어떻게’는 문장의 중간에, ‘어떡해’는 문장 뒤에 작성하면 맞는 표현이라고 강조한다. ‘어떡해’는 서술어로만 쓰이고, ‘어떻게’는 부사형 활용이라 그 자체로 문장을 끝맺을 수 없다. ‘요즈음 어떻게 지내십니까?’ ‘오늘도 안 오면 어떡해.’

<결재/결제> 그동안 밀린 대금을 모두 결제했다. 결제는 자금 결제, 어음 결제, 카드 대금 결제의 경우 ‘결제’를 사용한다. 이에 비해 결재는 결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내용을 승인하는 경우이다. 돈은 ‘결제’, 서류는 ‘결재’라 표현해야 한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학 교수·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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