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

인간의 하루생활 중 80% 정도는 실내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실내공간의 질적 수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낸다. 실내공간의 질적수준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은 다양하지만, 색채는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교육공간에서 색채는 물리적 결과이지만, 인간의 인지, 감정, 행동의 다양한 결과를 유발하는 심리적 환경인자로서의 효과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동·청소년들의 공간색채환경은 감성과 행동, 건강과 학습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물리적 환경이 개인의 행동과 인지적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설명한 심리학자 깁슨(J. J. Gibson)의 ‘환경지원성(Environment Affordance)’개념에 따르면 교육공간의 내부색채디자인은 학생들의 학습과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변환경과의 맥락적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외부색채와는 달리 내부색채는 공간의 기능과 목적, 용도에 따른 사용자의 주관적 요소가 작용함으로서 색채의 사용 범위가 외부색채보다 넓어질 수 있다. 또한 공간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색채의 배색이 가능하며 공간의 분위기도 사용 목적에 따라 차별화되게 표현할 수 있다. 내부색채는 외부색채와는 다르게 시지각의 범위가 제한적이며, 사용자의 심리적 안정, 물리적 안전, 공간의 쾌적성, 능률성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색채계획시 사용자의 사고와 행동, 심리 등을 고려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색채디자인 프로세스를 적용해야 한다.

체계적으로 적용된 내부색채디자인은 학습의 집중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며, 정서적 안정감과 편안함을 증진시킨다. 예를 들어 학습의 집중력과 심신의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파란색을 적용하고, 긍정적인 심리와 사고력 자극을 위해서는 노란색을 적용하면 최고의 효과를 도출할수 있다. 또한 창의성과 평온함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실이나 휴식 공간에 초록색을 적용하면 된다. 교육공간의 심리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밝은 색채를 사용해 폐쇄적인 공간을 넓고 환하게 보이게 하거나 채도가 높은 색채를 사용해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강조색을 부분적으로 사용해 공간의 특징을 살리거나 분위기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교육공간에서 색채를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주, 보, 강조색의 색채적용 비율을 고려해 사용해야 하며, 공간의 기능과 용도에 따라 적합한 색상을 선택 후, 연령과 성별 등을 고려해 톤(tone)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양한 색채를 사용한다면 반드시 세밀한 색채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교육공간의 내부색채디자인은 학생들의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색채디자인을 통해 더 즐겁고 편안하고 창의적인 학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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