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한 해를 마무리 짓는 12월이 되면 지나온 한 해를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필자의 올해의 가장 큰 수확은 가지산도립공원 중 마지막 남은 숙제인 내원사지구 천성산에서의 새로운 버섯 탐험을 시작할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가지산도립공원은 면적이 106.07㎢로 국립공원인 주왕산국립공원, 내장산국립공원, 가야산국립공원 등 보다 면적이 넓다. 또한 가지산·영축산·천성산 등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통도사·내원사·석남사 등의 사찰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재 경관으로 되어 있으며, 석남사지구·통도사지구·내원사지구로 나뉘어져 있다.

가지산도립공원은 단순히 면적이 넓은 것만이 아니고 그 안에 축적된 생태자원이 더 중요하다. 필자는 야생버섯에 관심을 가진 이래 10여년에 걸쳐 석남사와 통도사지구는 사시사철 수없이 찾아 다녔다. 석남사 지구는 영남 내륙에서 가장 높은 가지산을 주산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육산(肉山)으로 석남사 비구니 스님들의 끊임없는 자연 보존의 노력으로 가히 국내 최대의 야생버섯의 보고라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통도사 지구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산사의 형태로 천년고찰이 오롯이 자연생태를 유지해온 유네스코 등재 산사의 전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 정족산의 회청색광대버섯.
▲ 정족산의 회청색광대버섯.

그 동안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에는 제주도의 고평열 박사님, 서울·경기·강원지역의 구재필 한국야생버섯연구회장님, 충청도의 홍기성 버섯전문가와 의기투합해 <설악에서 한라까지> 라는 부제로 1300여종을 수록한 도감인 <한국야생버섯도감>을 발간에 참여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통도사 경내의 버섯을 집중적으로 찾아 <통도사의 야생버섯 1,000> 을 편찬함으로써 국지대찰 통도사는 물론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버섯 1000여종을 집대성했다.

마지막 남은 내원사 지구는 천성산 제1봉(원효봉)과 제2봉(비로봉), 그리고 정족산으로 형성된 깊은 계곡이 특징으로 기암괴석과 수많은 석굴, 그리고 암릉이 어우러진 독특한 생태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더불어 수많은 암자와 불교유적이 산재해 있어 가히 불국토라고 할 수 있는 산이다. 근현대의 고승으로 칭송받는 경봉스님께서는 이미 1920년에 북한의 금강산에 견주어 천성산을 ‘신금강’이라 선포하시기 까지 했다.

내년 청룡의 해에도 나라의 안녕과 본인의 건강이 지속되어 내원사 지구의 야생버섯에 관해 재미있는 결과를 얻어 <가지산도립공원의 야생버섯>을 완성하고자 하는 소원을 빌어보며 또 한 해를 보낸다.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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