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선택 상황
올바른 판단을 위해 경험·지혜 필요
같은 실수나 잘못 되풀이 해선 안돼

▲ 박기준 변호사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씀을 가끔 들었다. ‘노력하면 하늘도 감동하여 도와 줄 것이니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다. 이신론자(理神論者)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어느 해 연감에서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도울 수 없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과 상관없이 가망없다’는 의미로 이 말을 썼다는데 진인사대천명도 비슷한 의미다.

하지만 세상사가 노력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운칠기삼이라고 운이 좋아야 한다. 어쩌면 노력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운일지도 모른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판단과 선택은 그 자체를 운이라고 할 수 없지만 운이 좋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판단과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삶은 판단과 선택의 연속으로 이러한 판단과 선택이 모여 인생사가 된다. 한 순간 잘못된 판단과 선택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고 반면에 바른 판단과 선택은 좋은 결과에 이르도록 한다.

중요한 순간의 선택과 판단은 늘 어렵다. ‘갈까 말까 할 때 가고, 살까 말까 할 때 사지 말고, 줄까 말까 할 때 주고,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말고,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선택 상황에 대한 대응 방법을 유형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상황에 다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상당히 일리있는 말이다. 그러면, 할까 말까 할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앞의 유형적인 상황의 이면에 담긴 의미를 가만히 새겨 보면 ‘할까 말까 할때는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렇다고 전후를 따져 보지 않고 무조건 해보거나 밀어붙일 수는 없다.

십여년전 아이폰 개발자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학 졸업 연설에서 점을 연결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미래에 놓인 점은 연결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보면 점을 어떻게 연결할지, 어떻게 점이 연결되어 있는 지를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살아가는 현실에서 우리 앞에 놓인 점들은 밀고 나아간다면 연결될 수 있다는 뜻으로, 미래 준비생들에 대한 격려의 말을 한 것이지만 그 속에는 과거를 돌아보면 해답이 쉽게 보이나 미래 예측이나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한번 생긴 일은 다시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두 번 일어난 일은 또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실수나 잘못을 했더라도 그것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불완전하기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지만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뜨거운 냄비에 손을 데어 보았음에도 다시 손대는 행동은 현명하지 못하다. 보통 사람도 한번 데어보면 조심한다. 그런데 괜찮다고 고집을 피우면서 또 손대는 행동은 어리석다. 처음부터 끓는 물의 위험성을 감지하고 함부로 손을 대지 않고 조심하는 사람은 현명하다.

올바른 판단과 선택은 지식과 경험은 물론 지혜가 있어야 가능하다. 선택과 판단의 순간에 정답이나 적어도 해결책이 되는 해답은 주변에 존재하지만 그것을 알아보거나 찾아내기가 힘든 것이다.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들이 대부분 자연계의 물질 속에 존재하는데 다만 과학적 지식이 완벽하지 못하고 인간 능력의 한계 때문에 치료 물질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원리와 같다고 본다.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결과가 나빠진 경우 뒤를 돌아보면 ‘내가 선택한 것과는 다른 해답이 주변의 충고나 나의 생각 중에 있었음에도 그것을 선택하지 못하였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전지전능한 신은 자신의 계획을 인간에게 예측당하는 것을 싫어해 인간이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운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아닐까! 그만큼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기가 어렵다. 개인적 일이나 직장, 사업 등의 영역에서 노력은 스스로를 돕는 길이겠지만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어떠한 해답이 내 옆에 있는지 제대로 알아보고 바르게 선택하는 일이야말로 더욱 더 스스로를 돕는 길이 될 것이다. 어리석게 고집 피우는 행동은 좋지 않다.

박기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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