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

조금 더디지만 사뿐한 걸음으로 봄이 찾아왔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온기를 가득 품은 바람에 곳곳에서 새로운 생명이 움튼다. 숲도 기다렸다는 듯 회색 겨울옷을 벗고 화사한 연둣빛 봄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이대로 계절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지역 명소 한곳을 추천하고자 한다. 바로 맨발걷기 열풍을 일으킨 ‘황방산’이다.

황방산은 우리 중구의 동쪽에 위치한 보물이다. 황방산 맨발걷기 길은 인위적으로 흙을 퍼다 날라서 만든 길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황톳길이다. 나지막한 데다 소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여유롭게 걸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이러한 특별함에 입소문을 타면서 황방산은 하루평균 3000~4000명이 찾는 맨발걷기 성지로 급부상했다. 요즘 들어 중구의 이미지가 황방산으로 인해 달라졌다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다.

아직까지 황방산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우리 중구에는 또 다른 귀한 보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중구 서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다운동 ‘입화산’이다. 입화산은 울산 도심에서 차로 10분 안에 갈 수 있을 만큼 가깝다. 굳이 큰맘 먹고 멀리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또 야트막한 데다 각종 즐길거리가 가득해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편하게 찾기에 딱이다. 다시 말해서 황방산이 건강을 위한 장소라면 입화산은 온 가족을 위한, 특히 아이들이 행복한 놀이터라고 할 수 있다.

입화산 중턱에는 국내 최대 크기의 카라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숙박시설 ‘별뜨락’이 자리하고 있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는 투명하고 넓은 창문과 아기자기한 정원, 잔디마당 등이 있어 기분 좋게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별뜨락은 문을 연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올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별뜨락에 이어서 내년 말쯤에는 휴양과 교육 기능이 복합된 산림문화 휴양관도 조성될 예정이다. 숲에서는 그냥 쉬기만 해도 좋지만 산림 교육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숲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보고, 숲에서 직접 하룻밤을 보내며 자연과 교감하다 보면 숲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른들에게 숲이 휴식의 공간이라면 아이들에게는 놀이공간이다. 아이들을 위한 입화산 유아숲체험원이 지난해 말 공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5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유아숲체험원에서는 모내기와 수서생물 관찰 등 책에서만 보던 다양한 수생태체험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은 흙을 만지고 작물을 키우는 활동을 통해 감성을 키우고 생명의 소중함도 배우게 될 것이다.

여기에 내년 여름쯤 다양한 모험 놀이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춘 아이놀이뜰 공원도 만들어진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친구들과 숲속에서 땀 흘리며 놀다보면 아이들의 몸도 마음도 쑥쑥 자라지 않을까. 숲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내어준다. 주민들이 숲이 주는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입화산을 아름답게 가꾸고 다양한 관점에서 각광받을 수 있는 활용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일상 속 쉼표와 행복한 추억을 선물하는 공간, 울산 최고, 나아가 전국 최고의 휴양림으로 거듭날 입화산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김영길 울산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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