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EU집행위원장 3자회의
中무역 ‘위협’ 규정했으나
유럽 각국 산업지형에 따라
對중국 무역 정책 입장차이
WSJ “분열의 씨 뿌릴수도”

▲ 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회담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유럽 순방이 중국 견제를 위한 유럽 국가들의 ‘단일대오’ 의지를 시험하는 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 주석의 첫 방문지인 프랑스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일단 중국의 무역 정책 등을 놓고 한 목소리를 내며 단결했지만 이같은 모습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 주석, 이번에는 순탄한 유럽 여행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시 주석의 이번 유럽 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국의 지원 및 중요 유럽 산업들을 잠식시킨 중국의 무역 정책을 둘러싸고 유럽이 얼마나 중국에 맞설지에 대한 의향을 보여주는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주요 무역 파트너와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차원에서 중국에 대해 신중한 스탠스를 보이려는 경향이 있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대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중국의 무역 관행을 유럽에 대한 실존하는 위헙으로 규정했다고 WSJ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시 주석과 함께 연 3자 회의에서 중국의 무역 관행을 정면 겨냥했다.

WSJ은 마크롱 대통령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함께 회의를 연 것은 시 주석에게 유럽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같은 유럽 지도자들의 한목소리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유럽 각국이 산업 지형과 지도자의 스타일 등에 따라 중국에 대한 태도에서 ‘온도차’를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EU가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면서 프랑스와 독일이 서로 엇갈린 입장에 놓였다.

프랑스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와의 경쟁에 취약한 저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EU의 조사를 응원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반면 독일에서는 조사에 따른 징벌적 조치로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부과 등 조치가 단행되고 중국이 이에 보복할 경우 중국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가진 자국 자동차 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대중 견제 일변도 노선과는 다소 거리를 두며 독자적 공간 마련에 나서온 마크롱 대통령도 중국과 마냥 대립각을 세운 건 아니다.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에서 중국의 올림픽 유전 지지에 감사를 표시하는가 하면 중국의 반덤핑 조사가 진행 중인 코냑을 선물하며 ‘코냑 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WSJ은 시 주석이 남은 순방 기간 “분열의 씨를 뿌릴 기회를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시 주석은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발생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중국 대사관 폭격 25주년인 7일 이곳을 찾을 예정이다. 시 주석이 이 사건이 일어난 날 베오그라드에 있는 것은 고도의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어 시 주석은 마지막 방문지로 헝가리를 찾아 오르반 빅토르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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