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의 높은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건강, 여가, 소비생활 등에 대한 시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료, 평생교육기관, 문화기반 시설 등은 여전히 취약점을 드러냈다. 이들 기반 시설의 부족은 일자리와 함께 울산의 인구 감소를 초래하는 요소들이다.

삶의 질은 지역민의 행복과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경제적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울산이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탈울산 행렬을 저지하려면 주거·생활 환경 등 도시의 정주여건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시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방책이 필요하다.

동남지방통계청이 24일 발표한 ‘한 눈에 보는 동남권의 삶 2023’ 자료를 보면 광역시 울산의 1인당 GRDP는 7623만 원으로, 동남권은 물론 전국 평균(4504만원)을 압도했다. 울산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337만원) 역시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울산 시민 중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하는 미충족 의료 비율(7.2%)은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울산 시민의 의료 서비스 만족 비율(57.7%) 역시 전국 평균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은 앞서 국립중앙의료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2년 공공보건의료통계’에서도 인구 대비 공공 의료기관 수와 병상 수가 전국에서 가장 적은 도시로 기록된 바 있다.

울산은 또 건강·교육·여가 부문 삶의 질 지표에서도 적신호를 나타냈다. 울산의 인구 10명당 평생교육기관 수(5.3개소)는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10년 전인 2013년보다 지역 평생교육기관 수는 28.4% 감소해 우려를 더했다.

문화기반 시설도 크게 부족했다. 인구 10만명당 울산의 문화기반 시설 수는 4.1곳에 불과했다. 이 역시 전국 평균과 큰 격차로 뒤처졌다. 이런 문제들이 더해져 울산 시민들의 여가생활 만족도와 의식주, 여가 및 취미생활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소비생활에 만족도는 시민 10명 중 2~3명에 불과했다.

울산은 광역시 승격 30년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시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필수 기반시설은 크게 부족한 도시다. 당연한 지적이지만, 문화기반 시설, 평생교육기관, 의료, 고등교육시설 확충과 주거환경 개선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광역시 소멸을 막을 버팀목을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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