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성안동에 추진 중인 울산특수교육원 설립을 두고 중구민들의 민심이 양분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주민 설명회를 개최해 설득 작업을 벌이겠다고 하지만 교육원 설립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아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울산시의회 임시회에서는 울산특수교육원 설립을 위한 437억여원 규모의 공유재산 취득안이 부결돼 학부모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울산특수교육원은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8년 하반기 중구 성안동 822에 문을 연다. 특수교육원 1층에는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 실감형 장애 이해 체험실, 유니버설디자인 체험실, 통합교육실 등을 마련해 비장애 학생들의 장애인식 개선과 장애공감 문화 형성을 돕는다. 2층에는 장애 학생들이 재능을 발산하고 진로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댄스 연습실, 예술활동실, 증강현실(AR) 직업훈련실, 생활공예실 등이 갖춰진다. 또 3층에는 행동중재실, 원격수업실 등이, 4층에는 연수실, 세미나실 등이 마련된다.

특수교육원 설립이 난항을 겪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제2고헌초 부지에 설립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히며 사업이 표류해 왔다. 수영장과 도서관 등 주민편의시설을 포함시키며 수차례 설득에 나섰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다 차선책으로 선택한 장소가 중구 성안동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구 주민들의 민심이 양분되고 있다. 상당수는 주차장 개방, 통학로 확장, 주민친화환경 조성 등을 조건부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특수교육원 설립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일 울산시의회가 공유재산 취득안을 일단 부결시킨 것도 어떻게 보면 이와 연계된 결정으로 이해된다.

특수교육원은 특수교육 현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복지도시를 추구하는 도시라면 반드시 있어야 할 기관인 것이다. 울산은 특수교육지원센터 3곳이 있지만 특수교육 발전 방향, 개선 방안 등 특수 교육 정책 연구를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때문에 울산의 특수교육 대상자들은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복지의 혜택을 덜 받아왔다고 할 수 있다.

특수교육원을 기피시설로 여기는 주민들이 아직도 있다면 이는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울산지역의 특수교육 대상자는 지난 2014년 2428명에서 올해 3055명으로 10년새 25% 증가했다. 그 누구의 가족도 특수교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 주민들은 기피시설이라는 편견을 떨쳐버리고 이웃사랑으로 그들을 포용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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