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유대 천년의 지혜 탈무드'

▲ 설성제 수필가

탈무드는 BC 500년부터 AD 500년에 이어 구전되어 오던 구약 율법들을 2000여 명의 학자가 10년에 걸쳐 편찬한 책이다. 구전(口傳)이라는 말 속에 반복의 뜻이 깃들여있으며, 반복의 말엔 가르침이 깃들어 있다. 가르침의 반복이 바로 탈무드이다.

탈무드엔 유태인의 특별한 사고법인 ‘이디쉬 코프’가 담겨있다. 이디쉬 코프의 다섯 가지 사상은 실천두뇌 능력, 무제한 사고방식, 학습광 기질, 국경초월 의식, 마음 우선 사상인데, 이디쉬 코프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계속 탈무드는 읽혀질 책이다.

방대한 분량의 내용 중 이번에 읽은 <유대 천년의 지혜 탈무드>(강미경 옮김, 느낌이 있는 책)는 전체 4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은 ‘인생에서 무엇을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하는가?’ 2장은 ‘가장 사람다운 삶을 사는 방법’, 3장은 ‘우리의 스승이자 이웃인 자연’, 4장은 ‘지혜로운 인간관계를 위한 신뢰와 배려’가 주제이다.

대부분 내용들에서 랍비가 예시적 스토리를 제공함으로 독자가 스스로 문제를 생각하여 지혜의 근육을 기르고 지혜의 힘을 발휘하길 바란다.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줌으로 독자는 스스로 잡은 물고기로 배가 부르게 된다.

철저한 신본주의로 살아가는 유태인들이 철저한 인본주의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사람 안에 신의 형상이 깃들어 있다는 구약성서의 배경을 알게 해준다. 사람은 상대를 무너뜨리는 악한 존재가 아니라 서로를 세워가는 인격적 운명 공동체라는 점이 탈무드의 가장 기초가 아닐까 싶다.

누구나 세상에 던져진 인생이라는 수레바퀴를 굴리며 산다. 시지프스의 바위를 굴리는 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숙명이다. 와중에 지혜로운 자들은 한 번 뿐인 인생을 누리며 즐기며 승리하며 살아낸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있어 지혜란 생의 도구 중 도구이다. 탈무드를 통해 지혜의 깊이와 높이가 더해지길 바람한다. 설성제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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