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은 패션,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색채 트렌드 예측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색의 흐름과 변화를 파악하고 미래의 유행색을 예측하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은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SNS에서 자주 공유되는 사진에서 특정 색이 얼마나 자주 사용되는지, 어떤 색 조합이 많은 ‘좋아요’를 받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과 그 색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은 패션쇼나 인테리어디자인에서 사용되는 색을 분석하여 다가올 시즌의 색을 예측한다. 전 세계 주요 패션 및 디자인 위크에서 발표된 사례들을 분석해 디자이너들이 사용한 색을 비교하고, 유행할 색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데이터의 양에 기반을 둔 예측을 넘어, 색이 주는 감정적 의미와 문화적 맥락까지 고려해 더욱 정교한 결과를 제공한다.

디자인 업계에서는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색채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다. AI는 소비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고, 이를 통해 다음 시즌에 고객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추천하거나,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가구나 액세서리를 제안하여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컬러 트렌드가 소수의 전문가에 의해 결정되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이 대중의 선호도를 분석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색채감성을 파악하고 개성있는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인공지능은 전 세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특정 지역이나 문화에서 선호하는 색을 이해하고 반영한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들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반영한 각 지역에 맞는 색을 제안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공감가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유행색을 예측하는 것을 넘어, 색이 사람들의 감정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불안한 시기에는 부드럽고 편안한 색을, 활력이 필요한 시기에는 생동감 있는 색을 제안함으로써 사람들의 사회적, 정서적 상황을 반영하는 역할도 한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감정, 문화, 일상생활을 반영하는 색채 트렌드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색채 디자인의 역할은 더욱 확장될 것이며,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새로운 색의 세계를 기대한다.

신선영 울산대학교 교수·색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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