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원 상당의 국민 혈세 투입
전기차량 노선 신설이 더 현실적

▲ 장김미나 울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며칠 전 울주군수의 신불산 케이블카 건설사업 찬양 글을 읽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적어본다. 시민사회단체가 신불산에 케이블카가 들어서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한 게 벌써 14년이라고 한다. 케이블카가 들어서길 바라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시민사회단체가 무조건 반대만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케이블카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 왜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추진됐다, 멈췄다를 반복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신불산 케이블카사업은 울주군과 울산시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것은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마스터플랜 10대 선도 사업 중의 하나로 울산 관광산업 도약에 목적이 있다.

사실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2001년부터 민간자본 개발 방식으로 추진됐다 3번이나 실패하였다.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지 않아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던 사업에 2013년 시와 군이 50%씩 분담하는 공공개발로 전환하면서 사업이 재개된 것이다.

이 사업을 진행하며 항상 비교되는 것이 알프스의 케이블카이다. 하지만 영남알프스는 스위스 알프스와 높이나 경관부터 전혀 다르다. 최고봉 몽블랑 산은 무려 4810m에 이르는 고산이라 케이블카가 설치된 것이다. 바로 교통수단인 것이다. 케이블카 아니면 가지를 못 한다.

그렇다면 관광적 차원에서 생각해 보자. 관광은 머물러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돈을 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익이 지역사회로 돌아간다.

케이블카는 어떤가. 머무는 시간이 짧다. 따라서 하나의 방법으로 오랫동안 산에 머무는 관광객을 위한 것부터 하는 것이 어떨까?

예를 들어 부산이 부산국제영화제 하나로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된 것처럼 프레(PRE)영화제와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아름다운 자연과 잘 버무려 세계적인 축제로 키운다면 이보다 더한 자원이 어디 있을까? 100년 가까이 살아온 나무를 깎고 그 안에 서로 조화롭게 살고 있는 생명체들을 다치게 하지 않아도 된다.

또 하나 신불산에 케이블카가 놓여야 한다는 논리 중 가장 많은 거론되는 것이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위해서라고 한다.

신불산은 건강한 두 발로만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왜냐고? 이미 임도가 간월재까지 멋지게 닦여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노약자를 진짜 생각한다면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울산에서 신불산 초입부까지 대중교통을 신설하고 간월 산장부터 간월재까지는 전기차 셔틀버스 노선을 신설하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이다. 600억이라는 국민의 혈세를 굳이 케이블카에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되면 안 그래도 시내에서 신불산까지도 가기 힘든 장애인은 물론 노약자들도 쉽게 갈 수 있고 간월재까지 안전하게 싸게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모두에게 윈윈이다.

항상 사회적 약자의 권리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운운하는 케이블카 추진사업, 진짜 누구를 위해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지 신장열 울주군수에게 묻고 싶다.

장김미나 울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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