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인간이 지향해야 할 최상의 가치
나무에 덧입힌 천을 통해
기억·경험의 지속성 표현

▲ 나무에 자수놓은 천을 덧입혀 기억과 경험이 시간과 세대를 넘어 계속되는 지속성을 표현한 박서현 작가의 ‘a로에서 b로 a로’.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의 산책길에 우뚝 서 있는 나무 위로 여러 문양과 색의 천이 얽혀 있는 작품이 눈에 띈다. 박서현 작가의 ‘a로에서 b로 a로’ 제하의 작품이다. 작가는 나무에 자수 놓은 천을 감싸고 입히는 과정을 통해 자연에 색을 입힌다. 작품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생태야말로 21세기 인간이 지향해야 할 최상의 가치임을 나타낸다.

박서현 작가는 우리들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있는 시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일상 속에서 주고받는 이야기에는 각자의 기억과 경험이 투사되는데 이것은 순수하게 나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과거 세대부터 물려받은 전승의 결과물이며, 나의 의식 또한 후세대에 전해지거나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을 시각 언어로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는 시간의 쌓임을 상징하는 머리카락이나 공간을 상징하는 음향을 혼용해 기억과 경험이 세대를 뛰어넘어 지속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또한 세대를 초월한 경험은 새로운 세대를 거치면서 각각의 시대에 맞게 진화한다고 설명한다.

서정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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