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우 전 ubc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 보릿고개 시절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은 너무나 가난해 끼니를 때우는 것은 고사하고 아파도 병원에 제때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민건강 보험 덕분에 국민 누구나 의료비 부담없이 병원을 쉽게 찾을수 있다. 그렇지만 의료 보험료 조차 낼 수 없는 극빈층과 미등록 이주민들은 아직도 의료 혜택에서 제외돼 있다.

이처럼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이들에게 치료의 손길을 내밀어 준 사람들이 있다. 천주교 울산대리구와 울산 가톨릭의사회, 울산 지역 26개 성당의 신자들 그리고 울산시와 지역 병원들이 미담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4년간 이주 노동자, 극빈자, 탈북민에게 신분, 국적, 종교를 초월해 생사를 오가는 절박한 대상자들의 목숨을 살리는 빛.소금 의료지원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그동안 의료 소외 계층 1500여명에게 8억600여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하거나 치료 해줬다. 연계된 병원을 통한 건강 보험 수가를 적용하면 실제 혜택을 준 치료비는 무려 17억원에 이른다.

미등록 이주민은 건강보험이 되지 않아 수백만원의 검사 비용과 수천만원의 수술 비용을 낼 수 없어 진통제로 버티다 중증 상태가 되거나 끝내 사망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한다.

▲ 빛소금 의료지원 운동의 도움으로 조산의 위험이 있던 아기를 무사히 출산한 베트남 출신 부부.
▲ 빛소금 의료지원 운동의 도움으로 조산의 위험이 있던 아기를 무사히 출산한 베트남 출신 부부.

미등록 이주민들에게는 생사를 갈라놓는 죽음의 문턱인 ‘외국인 수가’라는 의료비 책정방식이 존재한다. 내국인 산모가 출산을 하면 치료비가 30만~40만원 정도 되지만 이주민은 10배 가까운 300~400만 원이 나온다

뇌출혈 수술비는 내국인이 300만 원 일 때, 이주민은 5000만 원, 심장수술은 내국인 1000만원, 이주민은 1억원이다.

이에따라 천주교 울산대리구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빛·소금 의료 지원 사업을 벌여 귀중한 생명을 살리는 작은 기적들을 일궈냈다

울산시와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 울산대학교병원, 동강병원 등이 참여해 중증 및 응급질환 발생시 의료비를 지원하는 외국인 근로자 의료비 지원 협약 사업도 큰 역할을 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류애를 실천하는 이들의 노력 덕택에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 되고 있다.

이달우 전 ubc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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