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희 시조집 ‘들개’ 발간
작품해설과 함께 4부로 구성

본보 논설실장을 역임하고 울산에서 오랜 기간 창작 활동을 해오고 있는 신춘희(사진) 시인이 시조집 ‘들개’(동학사·103쪽)를 출간했다.

시집은 시인의 말, 유재영 시인의 작품해설과 함께 총 4부로 나눠 구성됐다. 시조집 제목인 시 ‘들개’는 4부 첫 번째에 실렸다.

▲ 신춘희(사진) 시인
▲ 신춘희(사진) 시인

“카페 유리창 밖 산수(山水)를 즐기며/ 주인의 가슴에 인형처럼 안겨서/ 간식을 오물거리던 호시절은 끝났다 / 기억을 지웠다. 오로지 살기 위해/ 근교의 쓰레기통 허겁지겁 뒤지고/ 가끔은 썩은 사체도 마다하지 않았다/ 깊은 밤 북한산 백운대에 올라/ 컹컹컹 짖으며 버려진 이유를/ 세상에 따질 때에는 증오가 솟구쳤다” (들개 전문)

신춘희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나라를 잃으면, 천하에 제 무덤도 못 가진다. 들개야,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라고 했다.

유재영 시인은 “신춘희는 절대 무모한 실험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질문의 방식을 아는 시인이다. 시조단의 확장성을 논의할 때 무턱대고 형식을 파괴하자고 말하는 무모한 형식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서투른 소리로 애매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며 “난해한 모더니즘이 아니라 실증적 사실주의에 가깝다. 그러기에 그의 시조는 한 번 읽지 않고 여러 번 읽게 만든다”고 평했다.

이어 “한 사건이 실용적 효용성이 있을 때 서술하고 평가한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앞으로 신춘희의 작업에 대한 비평은 여러 목소리에 의해 논의되고 확인되는 절차를 거치겠지만, 이전 점에서 시조단의 새로운 쟁점의 우위를 확보한 것만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신춘희 시인은 198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을 시작으로 198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 당선, 1985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 시조 당선, 김상옥시조문학상, 울산시문화상 문학부문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풀잎의 노래> <득음을 꿈꾸며> <중년의 물소리> <늙은 제철소> 등 이외에도 다수가 있다. 경상일보 논설실장, 울산이야기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차형석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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