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환 울산 중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이 있다. 조화롭게 지내되 같이 붙어 다니진 않는다는 사자성어다. 즉, 서로 다른 의견이나 성향을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상황을 표현하는 말로 현대사회에서는 다양성과 포용력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반영하기도 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며 그 속에서 조화를 이뤄내야 한다. 화이부동의 의미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서로 다른 사람들간 이해와 협력을 촉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경쟁적 협력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은 협력을 잘해야 이길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게 섞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서로 다르고 차이가 있어야 시너지 효과도 높일 수 있다. 차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다름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개방하고 공유할 때 상생의 협력관계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개인도, 기업도, 사회도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 간에도 서로 경쟁관계 속에서 그 차이를 인정하며 함께 협력해 나갈수록 긍정적 영향력은 배가된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화이부동이나 경쟁적 협력관계가 외면되고 무시당하는 곳을 꼽으라면 아마 정치권이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대립과 반목, 갈등과 분쟁의 연속이다. 물론 여야가 본인들이 추구하는 정치적 이념과 신념에 따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어차피 정치의 탄생 배경도 곧 건강한 대립과 치열한 논쟁 속에서 더 좋은 결과물을 찾아가는 과정이니까. 그래도 화이부동의 지혜가 반드시 실천되어야 할 상황은 늘 상존한다. 국민의 이익과 공공의 복리를 위한 일이라면 더욱 필요하다.

지금 우리 울산에서, 특히 중구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을 꼽으라면 단연코 (가칭) 제2다운교 건립 문제를 꼽고 싶다.

중구는 지금 다운2 공공주택지구 조성을 계기로 1만2000여 세대, 2만8000여명이 새로 유입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다운혁신융합지구를 중심으로 한 도심융합특구조성사업도 본궤도에 오르게 되면 도시과밀화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이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기반 시설, 즉 인프라의 확충이다.

중구 다운동과 울주군 굴화를 잇는 ‘제2다운교’건립이 바로 그 인프라 확충의 첫 시작인 셈이다. 중구 다운동 828 일원에서 계획 중인 제2다운교는 기존 신삼호교의 교통량 분산을 위해 다운로(다운초등학교 일원)와 울밀로(24번 국도·문수고등학교 일원)를 연결하는 길이 750m, 폭 20m 규모의 교량이다.

최근 울산시는 중구로부터 다운교 건립을 제안받아 정부의 제5차 대도시권 혼잡도로 반영에 추진하는 한편 타당성 조사 용역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이미 다운2지구 길목과도 같은 중구 다운사거리 일원은 북부순환도로와 신삼호교~신복로타리~울산IC를 잇는 대표적 교통요충지인 탓에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아 잦은 정체가 빚어지는 곳이다. 내년 하반기 다운2지구에 신규 입주가 이뤄지면 중구 다운동 일원의 교통은 대란을 넘어 지옥을 방불케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시바삐 제2다운교 건립을 통해 교통량 분산을 이뤄내야 하는 이유다.

지난 4월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중구에서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모두 ‘제2다운교 건립’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만큼 정치적 이념이나 당리당략을 떠나 중요한 과제였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예산을 확보하고, 마음을 담아 사업을 현실화시키는데 함께 해야 한다. 제2다운교 건립을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화이부동의 지혜이자 경쟁적 협력관계 구축이다. 울산시민 모두를 위한 일에 지역 정치권이 초당적 자세로 손을 맞잡아야 할 때다.

정재환 울산 중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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