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혁진 남울주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사

다가오는 민족의 명절 추석에 대비해 전국에 벌초를 위해 선산을 찾는 분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즐거워야 할 추석 명절에 벌 쏘임, 뱀 물림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벌초 안전사고 가운데 빈도수가 가장 많은 것이 벌 쏘임이다. 특히 꿀벌에 비해 독성이 15배 이상 강한 말벌은 침을 여러 번 쏠 수 있다. 땅에 집을 짓고 사는 땅벌은 말벌보다 독성이 더욱 강해 한 마리에 쏘여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벌들이 산 곳곳에 있는 만큼 벌초에 앞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최근 기후 변화와 외래종 침입으로 말벌 개체군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함께 추석 시기는 벌들의 월동 준비와 산란기가 겹친다. 이에 벌들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공격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방당국의 벌퇴치·벌집제거 출동건수도 함께 급증하는 추세인 만큼, 벌 쏘임에 당하지 않게 사전에 벌 쏘임 관련 정보를 인지하고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벌에게 쏘였을 경우 주변이 붓고 통증이 있으며 수차례 쏘일 경우 두드러기, 어지러움, 호흡곤란, 저혈압, 구토를 동반한다. 심할 경우 아나필락시스 반응(과민성 반응)이 일어나므로 말벌에 쏘였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신속히 119에 신고해야 한다. 벌에 쏘였다면 무리하게 벌침을 제거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핀셋이나 신용카드로 벌침을 제거하며 통증과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얼음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소염진통제나 항히스타민제 등 비상약품이 있다면 사용해야 한다.

예방법으로 벌초를 하기에 앞서 인근에 날아다니는 벌들이 존재하는지, 둥지가 있는지, 또는 뱀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살핀 뒤 벌초 작업에 나서야 한다.

지하에 둥지를 튼 땅벌 등은 사람이 걸어다니는 발걸음 진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벌초에 앞서 땅벌 둥지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곳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벌초 시는 안전을 위해 비상약을 구비하고 긴팔, 긴 바지와 장화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어두운 계열 옷보다는 밝은 색 옷을 입고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벌들을 유인할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만약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또한 벌 쏘임과 함께 자주 발생하는 뱀 물림 사고도 조심해야 한다. 실제 매년 뱀물림 사고 환자 수의 절반이 8~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등 뱀의 출몰도 잦은 시기다.

뱀에 물리면 상처 부위에 통증과 함께 부종이 발생하고 구토와 어지럼증, 근육 떨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뱀의 독성 여부와 종류에 따라 심한 경우 혈액 응고 기능장애도 생겨 대부분 신체 부위에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뱀에게 물렸을 때 잘못된 응급처치를 하면 오히려 더 위험하므로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뱀 물림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풀숲에서 맨발이나 샌들 착용 대신 운동화를 착용해야 한다.

우선 뱀을 만난다면 자극하지 말고 뒤로 물러나거나 비켜가는 게 좋다.

뱀에 물렸을 경우 물린 부위로부터 10㎝ 정도 위를 끈으로 묶어 독이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처 부위를 심장 아래로 해 부목으로 고정하며 입으로 빨거나 절개를 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가오는 추석 벌 쏘임, 뱀 물림 사고를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드리며 안전사고 없는 행복하고 편안한 명절이 되길 바란다.

손혁진 남울주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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