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은 나라의 수도이자 유서 깊은 도시라는 점과 동시에 세계인들이 찾는 야경 맛집이다.

이러한 도시들처럼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면 한 번쯤 정신없이 빠져드는 것이 도시 야경(夜景, Night view)이다. 야경은 그 자체로 볼거리, 즐길거리로 매력적인 관광 요소이다.

조명을 어떻게, 얼마나 배치하느냐에 따라 야경의 수준은 확연하게 달라진다. 특히 도시의 경우 야경이 도시의 이미지를 판가름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도시계획에선 체계적인 조명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시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2021년 ‘도시빛 특화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도시 중심을 관통하는 태화강과 바다와 인접한 도시 환경적 특성을 반영한 ‘물빛’을 테마로 울산을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로 특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

주요 계획으로 국제도시조명연맹 가입을 통한 세계적인 야경 도시들과의 5개년 정책 교류 활동 사항과 십리대밭교 등 태화강 교량 10곳·일산해수욕장·대왕암공원 등 8곳을 포함해 총 18곳의 장소별 야간경관 개선 특화 사업이 포함됐다.

‘물빛 야경 도시 울산’ 조성 시범 사업으로 울산교 도시 빛 아트 특화 사업이 시작됐다. 그 결과 2022년 울산 12경이 새롭게 정비됐다. 대운산 내원암 계곡. 무룡산에서 본 울산공단 야경에 이어 울산대공원,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이 새로 지정됐다.

울산의 야경은 산업도시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울산이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후 급속한 발전으로 산업수도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전에는 인구 6만 명이 채 안 되는 조용한 농어촌 마을이었다. 이후 수십 년이 흘러 울산의 삶, 울산 시민의 자부심이 그대로 녹아있는 산업 현장이 아름다운 야경으로, 미래의 울산으로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도시 야경에는 하루의 시작과 끝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담배 연기처럼 슬픈 기억이 어두운 하늘에 불이 치솟으며 작은 빛들이 서서히 빛나기 시작하면 도시는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한다.

울산의 심장, 공단 야경의 생동감 넘치는 박동수가 도시를 흔든다. 울산대교 전망대 야경에는 산업 현장에서 솟구치는 꽃불, 울산만 외항과 내항에 정박한 불빛 등 어떤 곳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울산만의 불꽃 잔치가 열린다. 하루 24시간, 일년 365일 펼쳐지는 장관이다. 감히, 울산 외에는 쉽사리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12월의 불빛은 마치 크리스마스트리 같다. 그 어떤 크리스마스트리보다 더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울산 야경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매직 아워(magic hour)’를 선사한다. 축복같은 선물이다.

오로지 행복한 시간을 즐기는 시간의 멈춤, 고요한 밤하늘에 불빛이 퍼져나가며 울산 사랑의 로맨틱한 분위기는 분명 중독성이 충만하다.

언젠가 일본 하코다테 야경을 홀린 듯 본 기억이 떠올랐다. 홋카이도의 소도시 하코다테는 ‘야경으로 먹고사는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대부분 해발 334m 하코다테산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보고자 도시를 찾는다. 이곳 야경은 자연과의 조화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자연보호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하코다테의 비결이 숨어 있다.

울산은 수 천 년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문화도시이다. 세계적인 문화재로 불리는 반구대 암각화와 가을이면 장관을 이루는 신불산 억새평원 등은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멀리 높은 산이 힘겹다면, 도심 가까이 있는 문수산에 올라도 울산의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울산 야경의 로드뷰(Road view)를 새로 개척해야 하는 운하 같은 시간에 성큼 다가서 본다.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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