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성 편집국 양산·기장본부장

경남 양산시의 쓰레기봉투 가격이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양산시의 쓰레기봉투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비싸기 때문이다.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은 만큼 가격 인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를 통해 개선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행정안전부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ℓ 쓰레기봉투는 양산시가 95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반면 전북 진안군, 경북 영양군은 200원으로 가장 저렴해 양산시와 5배가량 차이가 났다. 이에 소비자들은 똑같은 쓰레기봉투를 이용하는 데 차이가 크다면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원가를 어떻게 산정했는지 그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가 산정·분석 단계부터 행정안전부가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산시의 쓰레기봉투 제작 단가는 딱히 비싼 것도 아니다. 양산시 쓰레기봉투 1장당 제작 단가는 2022년 기준 52.8원으로, 경남 평균 49.6원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양산시 쓰레기봉투가 비싼 이유는 쓰레기봉투 판매 수입 대비 생활쓰레기 처리 비용이 턱없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족분을 시민 세금으로 메꾸고 있는 실정이다.

2022년 양산시 청소 예산을 살펴보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등 지출은 총 373억원인 반면 폐기물 수수료 등 수입은 115억원으로 지출 대비 30.8%에 불과하다. 결국 들어오는 돈보다 지출이 258억원 더 많은 실정이다. 청소 예산 재정자립도 30.8%는 경남 평균 34.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양산시 쓰레기봉투 가격이 비싼 것은 양산 지역이 면적이 넓어 쓰레기 수거와 운반 비용이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데다 자원회수시설의 처리 비용이 타지자체보다 높아 비용을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산시 쓰레기 처리 비용 225억원은 인구 100만 창원시 291억원의 77.3%에 해당할 만큼 많은 액수이다.

결국 쓰레기 처리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현 자원회수시설의 소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원회수시설 소각장은 전국 최초로 완전 소각 방식인 열분해 용융방식을 채택, 100t 2기로 준공했다. 하지만 높은 처리 비용이 문제다. 이에 양산시는 지난 2021년 자원회수시설을 수선해서 계속 사용할지 신규 소각장을 설치할지를 두고 사업비 2억원을 들여 1차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기존 자원회수시설 대보수 및 소각장 증설 방안보다 신규 소각장 건설 방안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시는 이후 2년간 고민 끝에 리모델링으로 결정했다. 또 최근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해 기존 부지를 활용해 현대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시는 스토커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40~50% 정도 운영비가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양산시의 브랜드 개선을 위해서라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경청하고 공론화해 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사업을 포함, 종량제봉투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 도출을 위해 민·관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김갑성 편집국 양산·기장본부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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