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의전을 인간관계를 편하게 하는 기준과 절차라 정의한 바 있다. 그렇다면 비서직이 하는 일은 과연 의전일까? 꼭 의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의전의 일부분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우리는 전직 비서 출신들이 사회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비서직 근무자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이들에게는 전에 모시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도움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것보다는 비서생활을 통해 체득한, 이른바 세상사는 방법, 일 처리하는 매너, 사람을 편하게 대하는 사교술 등 이런 장점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내가 아는 정부의 고위직을 지낸 한 분은, 이분 역시 비서 경력이 있다. 이분은 사람을 만나면 상대를 우선 편하게 만든다. 어려운 일, 불가능한 것을 부탁하는 사람의 이야기도 끝까지 듣고 상대를 존중한다. 일의 성사 여부와는 전혀 관계없이 좋은 평을 듣는다. 일의 결과는 가능한 한 빨리 챙겨서 상대방에게 미리 알려준다. 되면 되는 대로, 불가한 것은 그 상황과 이유를 알려준다.
 또 비교적 전화를 많이 쓴다. 관심있는 사람에게 알릴 것을 알리고 교감을 갖기 위해서다. 따라서 늘 바쁘다. 그리고 출세가도를 끊임없이 달린다.
 이와 같이 비서를 지낸 사람들이 성공하는 것은 아마도 이들이 이른바 의전에 강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의전을 아는 사람은 상대방을 공경하므로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고, 사람들을 편하게 하므로 기피하지 않는다.
 의전은 돈 들이지 않고 자기를 PR할 수 있는 수단이다. 돈도 들이지 않으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기를 좋게 광고하니 그것도 평생을 쉬지 않고 만나는 사람마다 PR하니 잘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의전에 밝은 사람은 출세하는가 보다. 울산광역시 행정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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