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2로 나뉜 與…민감현안엔 입장차 뚜렷
‘친윤’ 김기현·박성민 의원
각종 현안마다 용산 지원
‘친한’ 서범수·김상욱 의원
국민 눈높이 강조한 행보
‘김건희특검’ 등 입장 주목

울산 지역 여권이 이른바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으로 양분되면서 정치적 역학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등 범여권에선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권에서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을 비롯한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미묘한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친윤-친한’ 동선도 상반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역 여권 ‘친윤-친한’ 양분 배경

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친윤 의원은 김기현(울산 남구을) 전 대표와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이다. 친한 의원은 서범수(울산 울주군) 사무총장과 김상욱(울산 남구갑) 시당위원장이다.

4명 현역은 공개적으론 집권당 입장을 대변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휘발성이 강한 정치 현안 및 당정 갈등에 대해선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윤심’을 등에 업고 당 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전 대표 체제에선 박성민 의원이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아 김 전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지난 4월 총선 직전 한동훈 비상대책위 가동에 이어 7·23 전당대회를 통해 한동훈 체제가 출범하면서는 서범수 의원이 최고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를 적극 지원한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초선 김상욱 의원이 한 대표 당선에 기여한 것을 계기로 ‘친한’으로 자리매김 했다.

◇친윤-친한 정치적 동선·역학 구도

김기현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재보선 패배 뒤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 모드를 취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7·23 전당대회를 보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한 후보를 저격했다.

김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 한 후보 간 문자메시지 논란과 관련해 “(한 후보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가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언론보도로 공개된 5개의 문자 전문으로 볼 때 한 후보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지난달 24일엔 “당 대표가 대통령과의 독대요청을 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유출돼 주요 뉴스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납득이 잘 안된다”고 한 대표를 직격한 바 있다.

박성민 의원은 공개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있지만, 주요 정치 현안마다 용산을 지원하는 모양새다.

반면 서범수 총장은 용산과 친윤을 공개 비판하는 모습은 드러내지 않고 ‘정중동’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당의 조직·재정·인사 등을 총괄하는 서 총장은 한 대표의 지근거리에서 주요 현안별 정무적 판단을 포함해 적극적인 조언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일 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한계의 비공개 만찬에 현역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 총장과 김상욱 의원이 나란히 참석, ‘친한계’임을 확인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그 자리에서 “용산이든 당에서든 ‘용비어천가’를 부르지 말자”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당 운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지역 여권 내 이러한 상반된 동선에 따라 향후 각종 현안에 대해 의원들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 지 주목된다.

연장선에서 이번 국정감사가 끝난 뒤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 등을 놓고 거대 야권이 전방위로 밀어붙일 경우 ‘당의 입장’과 ‘국민 눈높이’를 놓고 저울질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두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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