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민간학술단체인 지역홍보연구소 서창원 소장은 지난 9월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 모형으로 제3회 전국관광기념품전에서 한국관광명품 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앞서 서소장은 지난 6월에도 울산시가 개최한 2000년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반구대 암각화를 30분의 1로 정밀 축소한 입체 모형으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수상의 기쁨 못지않게 그를 기쁘게 만든 일이 최근에 생겼다.
 범서중학교 김양수 교사가 학교 축제를 준비하면서 자신이 운영중인 지역홍보연구소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미술교사인 그는 암각화 스크레치 보드 몇 장과 반구대 암각화 모형 등을 샀다.
 그러나 서씨를 정작 감동시킨 것은 교재를 구입한 점이 아니라 학교축제 준비를 위해 김 교사가 처용문화제를 답사하고 울주군 홍보전시관에 물어 자신의 연락처를 알아낸 열정 때문이다.
 "홍보전시관에 전시됐던 자료를 철거 당일에 찾아가 직접 수집하고, 스크레치 등 교재로 쓰일 자료 구입처를 알아냈다는 말에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사가 끝난 뒤 버릴 법한 자료를 잘 수거하면 학생들에게 훌륭한 교육교재가 되는 것은 물론 김교사의 열정 자체도 안목이 신선하고 알뜰한 착상이라고 덧붙였다.
 반구대 암각화는 한반도의 선사시대 문화유산이지만 댐에 갇힌 채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울산에 살면서 서울 남대문은 알아도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반구대 암각화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상당수 시민들이 교과서에 등장하는 일반지식에는 통달하면서도 정작 지역 역사와 문화에 관한 관심은 덜한 것이 현실인 듯 하다. 울산에는 지역문화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고 역사적인 의미가 살아숨쉬는 문화유적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지역문화 체험 교재를 자발적으로 찾아 나서거나 수소문 해서 찾아내는 관심이 지역문화 수준을 더 높일 것이다.
 울산시교육청이 지역교육을 위한 좋은 자료나 교재를 적극 개발하고 보급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철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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