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이나 소설속 주인공을 놓고 서로 "우리고장 사람"이라고 연고를 주장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전남 장성군과 강원 강릉시의 "홍길동 출생지" 논란이다.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울산은 경주와는 "처용", 양산과는 "박제상"의 지역 연고를 두고 신경 싸움이 한창이다. 특히 이 두 인물 모두 과거에는 울산의 인물이라는데 논란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각 지자체마다 사료나 문학 작품 속에서 조금이라도 연관 있으면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울산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처용"의 경우 아내를 뺏긴 무능력한 사람으로 폄훼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처용무"는 울산을 대표하는 춤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처용문화제 등 지역의 대규모 행사 때마다 시연되는 처용무는 처용탈을 쓴 5명의 남자가 황·청·홍·백·흑 다섯가지 색의 옷을 입고, 서로 마주보기도 하고, 나란히 서기도 하며 장중하게 추는 춤이다.
 그러나 울산에서 처용무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다. 처용무 전수관 하나 없으며, 처용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탈의 복원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처용무 이수자 김용목씨는 울산을 떠나 현재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범서면 천상리의 백성 스님이 보급하고 있는 "울산학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님은 국악인 성경린의 〈궁중무용무보〉(국립국악원, 1987) 등 학문적 가치가 있는 자료를 통해 울산학춤을 발굴했다.
 백성 스님은 "성경린의 책을 보면 "민간학춤은 울산의 융변산신에서 나왔다"는 문장이 있다"며 "계보와 자료가 불분명한 동래학춤에 비해 울산학춤은 문헌적 근거가 풍부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울산학춤이 양산 사찰학춤의 아류라는 등 논란의 여지는 많다. 그러나 논란의 옳고 그름을 떠나 없는 것도 만들어 내 지역을 알리는 마당에 그 노력마저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서대현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