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을 빨리 전해주는 식물로 뱀밥이 있다. 봄바람에 간지러운듯 머리를 흔드는 모습이 마치 허공에다 글 쓰는 붓 모양이다.
 꽃이 피지 않고 홀씨로 자손을 퍼뜨리는 쇠뜨기는 포자낭이 달린 생식줄기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영양 줄기가 자라는데, 뱀밥은 쇠뜨기의 생식기관으로 꽃과 같은 구실을 한다.
 뱀밥은 이른 봄 돋아나는 연한 갈색의 식물체는 포자가 달린 생식체이다. 뒤에 돋아난 쇠뜨기는 초록색이어서 두 모습을 보고 서로 다른 식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쇠뜨기는 소가 잘 뜯어 먹기 때문에 이름이 붙었다. 뱀밥이라는 생식경이 흙에 붓을 세워 놓은 모양이라 토필(土筆) 또는 필두채(筆頭菜)라는 이름도 붙었다. 층층이 돋은 잔가지가 말꼬리처럼 생겨 마초(馬草)라고도 하고, 소나무 같이 생겨 준솔이라고도 한다.
 쇠뜨기는 속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햇볕이 잘 드는 풀밭, 축축한 길가, 논둑에서 자라며 검은 색의 긴 땅속줄기가 길게 뻗으며 번식한다.
 이른 봄에 생식줄기가 땅속줄기로부터 나오는데 끝에 갈색인 1개의 포자낭 이삭이 뱀의 대가리 모양으로 형성되어 뱀밥이라 한다. 마디에 달린 껍질 모양은 잎이 퇴화한 것이다. 생식줄기는 가지를 내지 않으며 포자가 떨어지면 곧 말라죽는다.
 봄이 무르익어가면 뱀밥이 스러지고 초록색 영양줄기가 나온다. 영양줄기는 밝은 녹색으로 높이 20~40㎝로 속은 비어 있다. 여러 개의 마디로 되어 있고 가는 가지들이 줄기를 빙 둘러싸듯이 돌려나며 네모진다.
 잎은 가늘며 마디에서 돌려나고 서로 붙어 있으며 영양줄기는 광합성을 하여 영양분을 만들며 솔잎처럼 생긴 가늘고 긴 잎이 줄기 주위에 돌려난다.
 한약명으로 문형(問荊)이라 하며, 민간요법으로 뱀밥이나 쇠뜨기를 이뇨, 지혈, 신장, 방광의 질병에 사용하여 왔다. 쇠뜨기를 차로 끓여 마시면 만병에 좋다는 소문으로 그렇게 흔하던 쇠뜨기가 수난을 당한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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