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클래식 기타 연주자 이창수

▲ 세상 사람들의 평온한 안식을 위해 ‘천상의 소리’를 연주하는 클래식 기타 연주자 이창수씨. 김동수기자
공장 재봉사로 힘든 사회생활...고단한 현실 음악으로 탈출

외로운 사람들에 힘이 되는 천상의 소리 연주에 열중

“어린 시절 먹고 살기 위해 꿈과 희망을 버리고 죽어라 공장에서 일만하다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는 이창수(38·울주군 두동면)씨는 17살 때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수출용 가방을 만드는 공장의 재봉사로 취직해 하루 18시간 이상을 일만 했다. 그렇게 일을 해도 돌아오는 수입은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이런 일상은 계속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이씨는 헤비메탈 밴드의 공연을 보고 현실을 탈피하기 위한 탈출구로 음악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씨는 헤비메탈 밴드 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커피숍·나이트클럽·세탁소·꽃집·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여전했다.

현실적으로 생계유지를 하기 위해 여러 곳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고, 4~5명이 무리를 지어 움직여야 하는 밴드 생활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씨는 “밴드 생활을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그 무렵 발표된 에릭 클랩튼의 ‘tears in heaven’을 듣고 클래식 기타에 푹 빠지게 됐다”며 “클래식 기타 소리는 어린 시절 추억을 담은 듯 푸근한 느낌을 주고, 언제라도 혼자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클래식 기타에 빠진 그는 이제 연주에만 그치지 않고 눈, 구름, 비, 바람, 바다 등 자연 현상을 감미로운 악상으로 변화시켜 작곡에도 열중하고 있다.

작곡에 빠지게 된데는 이씨에게 큰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도 사랑한 부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계기가 됐다. 아파하는 아내를 위해 문명 사회에서 벗어나 산 속에서, 맑은 물소리·새소리를 들으며 아내를 위해 연주를 해 주면서 음악적 감성을 키운 것이다.

이씨는 “아내를 떠나보내고는 다시는 연주를 할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아이들을 위해 다시 기타를 잡았다”며 “모든 곡에는 ‘인생’ ‘만남’ ‘헤어짐’ ‘자녀’ ‘가족’ 등이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떠나보낸 아내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그는 음악을 통해 외로운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면 거리, 무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서 연주를 들려준다. 한 번은 서울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임종을 앞두고 이씨의 연주가 듣고 싶다고 연락이 오자 달려가 연주를 해 준 적도 있다.

그는 “음악은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클래식 기타의 감미로운 소리는 ‘천상의 소리’라고 생각한다”며 “올 연말쯤 직접 작사·작곡한 곡을 가지고 앨범도 발표하고 연주회도 가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식 기타 연주자 이창수씨는 학원이라고 마련했지만 사실 작품활동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자신의 연습실에서 오늘도 세상 사람들의 평온한 안식을 위해 ‘천상의 소리’를 연주하고 있다.

전상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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