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제주 닥종이인형박물관

가족단위 체험관광 명소 주목

▲ 닥종이인형박물관에는 24명의 작품 300여 점이 갖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다.
우리의 전통 한지인 닥종이에 풀칠을 해서 한 겹씩 붙이고 말리는 작업을 반복해서 입체적으로 만든 조형작품을 보여주는 박물관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법환동의 월드컵경기장 스탠드 아래 부분을 개조해 만든 닥종이인형박물관이 가족단위 체험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박물관은 총 1350㎡ 규모로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일품이다. 이 중 1관은 640㎡ 규모로 전문작가 24명의 닥종이 인형 작품 300여점이 갖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다. 세 자매, 신혼부부, 딱지귀신, 구슬치기 대장, 군것질 대장 등 익살스런 표정으로 기성세대에게 어린 시절 향수를 어렴풋이 떠올리게 하는 닥종이 인형들의 모습이 정겹다.

“닥종이로 만들어진 인형들은 한지 특유의 질감과 촉감, 색감이 한국인의 정서와도 잘 어우러집니다. 그래서 인형작품들의 머릿결과 피부색, 다양한 모양의 옷 등 우리 주변의 일상 표현도 가능하죠.”

이중식 닥종이인형박물관장은 닥종이 인형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찬찬히 쳐다보고 있으면 동심을 불러 일으키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순수해져 보는 이의 세파에 찌든 마음을 정화해 준다고 믿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전통 한지의 가치를 알려주고 역사공부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점에서 교육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곳에 전시된 닥종이 인형들은 어릴 적 애틋한 꿈들과 그 즈음 마을에 떠돌던 사연들로 가득하다. 우리의 마음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친구들과 이야기들을 인형을 만들고 인형을 보면서 하나하나 풀어간다.

2관에는 ‘추억 속으로’라는 주제로 다양한 종류의 옛날 물건들과 희귀한 영상물들을 갖춰 놓았다. 지난 1953년 주한미군을 위해 깜짝 방문한 마릴린 먼로, 불멸의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장례식, 제1회 미스코리아대회 등 추억속 코믹한 작품들을 보면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도 한다. 5·16도로의 착공, 제1회 탐라미인대회를 비롯한 1962년 당시 제주의 모습도 희귀 영상물들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또 배철수·노사연·유열 등의 가수들이 등장하는 1970년대 대학가요제 화면은 중·장년층의 숨어있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며 옛날 CF들도 감상할 수 있다. 뉴스 앵커석, 일기예보 스튜디오, 다방 뮤직박스 등도 이색공간으로 꾸며 사진 촬영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 박물관의 또 다른 매력은 닥종이 인형 제작 체험 프로그램. 관람 만으로는 못내 아쉬울 듯한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듬뿍 줄뿐 아니라 만족도를 높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입장료 성인 6000원, 중고생 5000원, 어린이 4000원.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 개관한다. (064)739·3905~7.

박철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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