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색소폰 연주자 이병은

대규모 악단 구성 가장 큰 소망

동호회 결성 음악 열정 나눠줘

함께 하는 즐거움에 기쁨 두배

▲ 이병은 색소폰 연주자. 김동수기자 [email protected]
“가장 큰 소망이 있다면 색소폰만으로 구성된 대규모 악단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음악이라는 것은 연습을 죽을 때까지 게을리 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손에서 색소폰을 놓지 않을 생각입니다.”

색소폰 연주자 이병은(51·북구 명촌동) 씨는 30여년 전 학창시절 색소폰과 처음 만났다. 물론 집에서는 음악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럭비선수로 활동하던 그가 브라스 밴드에서 색소폰을 부는 것도 썩 어울리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군대에서도 군악대 색소폰 주자로 생활하며 지금껏 색소폰을 놓지 않았다. 제대 후 서울에서 가수 김흥국과 함께 밴드 생활을 했지만, 자신만의 색소폰 음색을 놓치지 않기 위해 1982년 색소폰 6인조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 울산으로 진출했다.

이씨는 “그때나 지금이나 경제적으로는 나아진 것이 없는 것은 여전하지만 음악에 맛과 멋을 내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것은 똑같다”며 “특히 남성들의 로망인 색소폰은 ‘삶의 질’이 윤택해지면서 취미로 배우려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고 동호회 활동도 활성화되면서 음악을 하는 즐거움이 생긴 것이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울산에는 그가 활동하는 ‘소리샘 색소폰 동호회’를 비롯해 30개 이상의 동호회가 활성화 돼 휴일이면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 정자해변, 간절곶 등지에는 자신들의 연주를 위해 나오는 사람들이 많이 눈이 띈다.

그는 “음악을, 특히 색소폰을 즐기는 분위기로 점차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좋은 일”이라면서 “다만 이들이 야외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실력을 발휘할 마땅한 연주공간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중구 남외동에 누구나 와서 색소폰을 연주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기회를 봐서 규모가 더 커진 남구 삼산동으로 옮길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체계적으로 색소폰을 가르치는 일도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그가 동호회를 결성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악보를 못 보던 사람들에게 주법부터 가르치는 것보다는 악보 보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이 후에 주법과 클래식부터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가르쳤다.

그는 “이렇게 배운 회원들이 나중에 들어온 회원들에게 다시 음악을 가르치는 것을 보면 희열을 느끼게 된다”며 “이런 회원들과 함께 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기쁨도 두 배가 되고 보람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악은 혼자만의 즐거움이 될 수도 있고, 사회 구성원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며 “함께 하는 음악이 많아지는 울산이 될수록 행복한 도시 울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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