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바람(風)에 관련된 표현 -3

‘색바람’은 초가을에 부는 신선한 바람을 뜻한다.

쓰임)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은 어느새 ‘색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더넘바람’은 초가을 가지가 움직일 정도로 선들선들 부는 바람을 뜻한다. (‘더넘’은 넘겨 받은 걱정거리를 뜻함)

쓰임) 인기척이 뜸해진 거리에는 ‘더넘바람’만 나부대고 있었다.

‘건들바람’은 역시 초가을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을 뜻하는데 위 ‘더넘바람’은 외형적 묘사에 많이 쓰이는 반면 ‘건들바람’은 서늘한 정도를 나타내는 내면적 묘사에 많이 쓰인다.

쓰임) 때마침 불어온 ‘건들바람’에 일꾼들은 순식간에 땀을 거두었다.

‘소슬바람’은 초가을에 으스스하고 쓸쓸하게 부는 바람을 뜻한다.

쓰임) ‘소슬바람’부는 가을 들녘에 서니 지난날의 애수와 고독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갈바람’은 서쪽에서 부는 바람을 뜻한다. (‘갈’은 서쪽을 뜻하는 우리말로 ‘하늬’와 동의어이다.) 또한 ‘갈바람’은 가을바람의 준말로 쓰이기도 한다.

쓰임) ‘갈바람’에 곡식은 정신없이 자라겠지만 내 마음은 더욱 서산해질 것이다.

‘소소리바람’은 이른 봄에 살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차고 매서운 바람을 뜻한다.

쓰임) 서리 찬 ‘소소리바람’은 사람 애만 끊이네.

‘날파람’은 빠르게 날아가는 결에 이는 바람을 뜻하며 바람이 일 정도로 날쌔게 움직이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쓰임) 제비 다리를 고쳐 주고 흥부가 복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놀부는 옷자락에 ‘날파람’을 일으키며 제비를 찾아다녔다.

이자영 시인·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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