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대중가요 속 잘못된 표현 4

▲ 이자영 시인·대학강사
△ ~그대의 싸늘한 눈가에 어리는 이슬이 아름다워~…그대 빈 잔에 ‘채워 주’~ (빈 잔-남진)

~내 곁에 ‘있어 주’… ~할 말은 모두 이것뿐이야~ (내 곁에 있어 주-이수미)

‘채워 주’는 ‘채워 주어’ 또는 ‘채워 줘’로, ‘있어 주’는 ‘있어 주어’ 또는 ‘있어 줘’로 바뤄야 한다.

△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전영록)

이 노래는 두 곳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설레이는’은 ‘설레는’으로, ‘쓸려거든’은 ‘쓰려거든’으로 바뤄야 한다. ‘쓰다’가 으뜸꼴이다.

흔히 ‘하려거든’을 ‘할려거든’으로 잘못 표현하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듯 아픔에 겨워~ (동백 아가씨-이미자)

‘헤일 수’는 잘못된 표현이므로 ‘헬 수’로 바뤄야 한다. 으뜸꼴은 ‘헤다’이며 ‘헤다’는 ‘생각으로 가늠해 따지고 살피다’란 뜻이 있다.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의 ‘헤는’도 같은 뜻으로 쓰임)

△ ~언제나 찾아오는 부두의 이별도…. ‘뱃고동 소리’도 울리지 마세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심수봉)

‘뱃고동’은 ‘배가 떠날 때 부-웅 하고 나는 소리’를 뜻한다. 낱말 안에 ‘소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소리’와 함께 쓰면 사족이 된다 ‘소리’를 없애고 ‘뱃고동’만 쓰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 ~꿈 많은 내 가슴에 봄은 왔는데… ‘부풀은’ 이 가슴에 ~ (선생님-조미미)

‘부풀은’은 잘못된 표현이므로 ‘부푼’으로 바뤄야 한다. 으뜸꼴은 ‘부풀으다’가 아닌 ‘부풀다’로 ‘종이나 피륙의 거죽에 부푸러기가 일어나다’ 또는 ‘살갗이 부르터 오르다’란 뜻이 있다.

이자영 시인·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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