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사람 특성 나타내는 ‘~리’ 꼴

▲ 이자영 시인·대학강사
‘더퍼리’는 ‘성미가 침착하지 못하고 덜렁대는 사람’ 또는 ‘성미가 스스럼이 없고 붙임성이 있어 꽁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더펄더펄’의 ‘더펄’에 접미사 ‘-이’가 결합한 ‘더펄이’가 형태상으로 어휘화 한 말)

쓰임) ‘더퍼리’인 줄로만 알았던 우리 막내가 시집을 가는구나.

쓰임) 숨이 막힐 듯한 침묵의 순간을 깬 그녀는 센스있는 ‘더퍼리’였다.

‘감바리’는 ‘잇속을 노리고 약삭빠르게 달라 붙는 사람’을 뜻한다.

쓰임) 김 회장은 사람 됨됨이가 좀스럽고 이끗에 몹시 밝은 ‘감바리’여서 아랫사람의 눈총을 받았다.

‘악도리’는 ‘모질게 덤비기를 잘 하는 사람’을 뜻한다.

쓰임) 그는 작은 일도 크게 만드는 ‘악도리’였다.

‘비커리’는 ‘늙고 병들거나, 심한 고생살이로 살이 빠지고 쭈그러진 여자’를 뜻한다.

쓰임) 곱디고운 얼굴은 어디로 가고 그녀는 ‘비커리’가 되어 세월 속에 서 있었다.

‘엉너리’는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어벌쩡하게 서두르는 짓, 또는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쓰임) 자신의 잘못에 눈웃음을 지어가며 ‘엉너리’를 떠는 통에 사람들은 그만 웃어 넘기고 말았다... 그는 대단한 ‘엉너리’였다.

‘무녀리’는 ‘태로 낳은 짐승의 맨 먼저 나온 새끼’ 또는 ‘언행이 좀 모자라는 사람’을 뜻한다.

쓰임) 윤 진사댁 첫째 딸은 생육이 더딘 ‘무녀리’처럼 유난히 병치레가 잦았다.

쓰임) 만복이 녀석, ‘무녀리’이긴 해도 주인에 대한 충성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걸.

‘무수리’는 ‘궁궐 나인에게 세숫물을 드리던 여자 종’을 뜻한다.

쓰임) 한 평생 ‘무수리’로 지낸 그녀였으나 품격 높은 언행은 열 나인을 능가할 정도였다.

이자영 시인·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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