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잠에 관련된 표현 -3

▲ 이자영 시인·대학강사
‘토끼잠’은 ‘아무 데서나 잠깐 눈을 붙여 자는 잠’을 뜻한다.

쓰임) 버스에서 ‘토끼잠’이라도 잤다고 한결 눈꺼풀이 가볍네.

‘안잠’은 ‘여자가 남의 집에서 일을 도와주며 먹고 자는 일’을 뜻하며 이런 일을 하면서 그 집에서 사는 것을 ‘안잠자다’, ‘안잠살다’라고 하며 안잠자는 여자를 ‘안잠자기’라고 한다.

쓰임) 우리 어머니가 당신네 집에서 ‘안잠’이나 잔다고 너희가 막 대해도 되는 ‘안잠자기’인 줄 아느냐?

‘사로잠’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조바심하며 자는 잠’을 뜻하며 이렇게 자는 것을 ‘사로자다’라고 표현한다.

쓰임) 산모는 아이를 낳은 후에도 아이가 깰까 봐 ‘사로잠’을 자기 일쑤다.

‘다방골잠’은 ‘아침 늦게까지 자는 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쓰임)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은 박 씨는 ‘다방골잠’이 습관이 되어 갔다.

‘개잠’은 ‘아침에 깨었다가 다시 자는 잠을 뜻한다.

쓰임) 어쩌다 ‘개잠’이라도 든 날은 어김없이 지각을 하곤 했다.

‘괭이잠’은 ‘깨면서 자고 또 깨면서 자곤 하는 잠’을 뜻한다.

쓰임) 잠 자리를 옮긴 탓인지 김 영감은 단잠에 들지 못하고 밤새도록 ‘괭이잠’에 뒤척거렸다.

‘선잠’은 ‘깊이 들지 못하거나 흡족하게 이루지 못한 잠’을 뜻하며 흐뭇하게 자지 못하고 잠을 깨는 것을 ‘선잠깨다’라고 한다. ‘선잠’의 ‘선-’은 ‘익숙하지 못한’ ‘격에 맞지 않아 서투른’ ‘덜 된’ 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이며 ‘선무당’ ‘선소리’ ‘선하품’도 같은 쓰임이다.

쓰임) 주변의 소동으로 ‘선잠’에서 깨어난 쌍둥이가 입을 모아 울어댔다.

이자영 시인·대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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