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규 변호사
【문】지방출장 중 갑 여관에 묵으면서 여관 부설주차장에 차량을 주차시켰다가 밤사이 도난 당했습니다. 그 주차장은 출입구가 여관계산대 바로 앞에 위치해 출입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저는 갑 여관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지요?

【답】여관업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공중접객업자의 책임을 규정한 상법 제152조 제1항에 의한 임치가 성립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공중접객업자와 손님 사이의 임치계약의 성립요건 및 공중접객업자에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이용객의 주차차량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지에 관한 판례를 살펴보면, ‘공중접객업자와 손님 사이에 임치관계가 성립하려면 그들 사이에 공중접객업자가 자기의 지배영역 내에 목적물보관의 채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음을 필요로 한다. 여관 부설주차장에 잠금장치가 된 출입문이 설치되어 있거나 출입을 통제하는 관리인이 배치되어 있는 등 여관 측에서 그 주차장에의 출입과 주차시설을 통제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조치가 되어 있다면, 여관업자와 투숙객 사이에 임치의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공중접객업자가 이용객들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설치하면서 그 주차장에 차량출입을 통제할 시설이나 인원을 따로 두지 않았다면, 그 주차장은 단지 이용객의 편의를 위한 주차장소로 제공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공중접객업자에게 차량시동열쇠를 보관시키는 등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방법으로 주차차량의 관리를 맡겼다는 등의 특수한 사정이 없는 한, 공중접객업자에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주차차량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도 했다.

따라서 여관의 계산대에서 쉽게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실 외에 주차장에 관리인이나 잠금장치가 있었다면 여관업자에게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주차사실을 알려주었거나 차량열쇠를 맡겨 놓았다면 여관업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관리인과 잠금장치 없이 단지 주차시설만 해놓은 여관에서 주차사실을 알리지 않고 숙박했다면 상법상 임치의 합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상담전화(265·4400)

김진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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