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불교방송 조현지 아나운서

학창시절 꿈 이루기 위해 낯선 타지생활도 즐거워

새터민·다문화가정에 관심 가지고 싶다는 포부도

▲ 울산불교방송 조현지 아나운서가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김동수기자 [email protected]
흔히 아나운서하면 ‘방송의 꽃’으로 불린다. 특히 여자 아나운서하면 대학생 뿐 아니라 초·중·고교생까지 선망의 직업 1순위다. 이 같은 인기를 반영하 듯 공중파 방송사 아나운서 공채에는 최소 수십대에서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치열하다.

울산불교방송의 조현지(25) 아나운서도 공중파 만큼은 아니지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올해 꿈에 그리던 아나운서가 된 6개월 차 새내기 아나운서다. 조 아나운서는 대학교 4학년 때인 지난해 연말부터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공중파 방송사 뿐 아니라 지역 방송사, 라디오방송 등 100곳이 넘은 곳에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최종면접까지 가서 떨어진 것도 부지기수다. 이쯤되면 포기할 법도 했으나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지난 4월 드디어 불교방송 아나운서직에 합격하는 기쁨을 맛봤다.

조씨는 “아버지가 교사인데다 어머니도 피아노선생님이어서 부모님께서는 교직의 길을 걷기를 내심 원하셨다”면서 “그래서 전공(중국어과)을 살려 교직이수를 하고 교생실습까지 갔으나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닌 것 같아 미련없이 학창시절의 꿈이었던 아나운서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합격했을 때 나도 기뻤지만 부모님께서 더 기뻐하셨다”고 했다.

조 아나운서는 현재 지역의 각종 뉴스와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울산정보마당’의 제작·진행과 포교프로그램인 ‘무명을 밝히고’ 중 한 코너인 ‘차(茶) 이야기’, 이어 정오뉴스, 5시뉴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를 제외한 두 개의 프로그램은 사전 녹음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딱히 시간의 구애를 받지는 않으나 정보마당의 경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거의 매일 녹음이 이뤄진다.

그는 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지역신문을 정독한다. 울산에 온지 이제 6개월 밖에 되지 않아 아직 문외한인지라 지역의 소식과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어 인터넷에서 그날의 이슈를 살핀 뒤 녹음일정이 있을 경우 원고를 최종 정리한다. 녹음이 끝나면 12시부터 정오뉴스를 준비한다. 중앙뉴스에 이어 지역뉴스는 3분 가량이지만 생방송이어서 이 때가 가장 긴장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는 “초창기에는 뉴스시간과 원고량을 못 맞춰 시간이 남았는데 천천히 읽으며 가까스로 방송사고를 모면했던 게 기억이 남는다”고 말했다. 오후에도 프로그램 녹음을 하거나 아니면 프로그램 원고 수정 및 제작 준비를 한다. 요즘에는 새로운 프로그램 기획 및 구상에도 여념이 없다.

조 아나운서는 “낯선 타지에 혼자 있다보니 힘들때도 있지만 누군가가 내 프로그램을 들은 뒤 칭찬과 격려의 한 마디를 해줄때 너무 뿌듯하다”며 “앞으로 아나운서의 길을 가면서 새터민과 다문화가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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