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을 보면
화려한 것을 보면
사람들은 시인에게
멋진 시를 지으라고 요구를 한다

좋은 것을 보면 시가 나오고
즐거운 것을 보면 노래가 되려면
슬픈 것들은
하찮은 것들은
어찌 할거나!

슬픔을 삭여 아름다운 시를 낳고
혼자만의 아픔 속에서 사랑을 노래 할 진대
시인은 시시하게 살고
독자는 무리한 요구를 한다.

■ 서종주 시인은
울산시 출생. 1997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
울산문인협회, 울산시인협회 회원. 시집으로 <달같이 살고 싶어라> <계절이 지나고 있을 때>가 있다.
현재 울산시 남구청 근무.

고객 만족을 우선으로 하는 시대는 이미 오래되었다. 사고파는 행위는 ‘물건’의 의미를 넘어 ‘가치’의 재생산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 이기철 시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이제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시인의 글발은 상행위가 아니다. ‘피땀체’ ‘눈물체’로 이루어진 멘탈(mental)은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리하여 ‘독자는 무리한 요구’를 하면 안된다. 참 역설적이게도 ‘시인은 시시하게’ 살지 못하는 운명을 타고 났다.
고(故) 김수영 시인은 자신의 평론집 <시여, 침을 뱉어라>에서 이렇게 시인의 의미를 밝혔다. 시를 쓰는 것은 ‘머리’와 ‘심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라고….
이기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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