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새정연 제1야당 경쟁 불가피...여당 견제 위해 새로운 조직 필요

‘위헌정당해산 재판’ 결과에 따라 진보정당 분열-재편 속도 낼 듯

6·4 울산지방선거는 여권인 새누리당이 압승했다. 반대로 야권 전체로는 참패로 귀결된다.

이번 지방선거에 지역 야권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 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등 4개 정당이 후보를 추천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야권의 참패는 이들 4개 야당 가운데 울산의 제1야당 역할을 맡아왔던 통합진보당이 이번 선거에서 크게 후퇴한 데서 비롯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세를 크게(?) 확장, 지방의회에 의석을 확보해 지난 5회와 비교할 때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결국 진보성향의 정당 즉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그리고 노동당이 기대치 이하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산의 제1 야당역할을 맡았던 통합진보당의 참패는 ‘이석기 사태’를 중심으로 한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종북논란 그리고 위헌정당해산 재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종북공세를 정치적 공방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통합진보당의 당세가 이번 선거를 통해 크게 후퇴함에 따라 제1 야당역할을 놓고 새정치민주연합과의 경쟁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시장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통합진보당은 새정치민주연합과 한 차례 날을 세웠다. 또 북구청장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법위반 폭로가 북구지역 통합진보당이 수성에 실패한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지방선거 참패로 야권은 분열과 재편 과정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물론 통합진보당은 선거직후 울산시민의 소중한 선택과 결과를 무겁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통합진보당은 재창당의 각오로 혁신해 새로운 진보를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낙선한 조승수 정의당 시장후보도 다시 백의종군(白衣從軍)하며 시민들의 그 열망을 가슴에 새겨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면서 울산에서 새로운 희망의 정치를 다시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울산에서 야권 특히 진보적 정당이 새누리당의 견제 세력으로 부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회 지방선거와 같은 정당별 후보를 추천하고 단일화를 통해 새누리당과 겨루는 방식은 더 이상 효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1대1 구도에서도 5회 지방선거때보다 더 적은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진보적 정당의 분열과 재편은 현재 진행중인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해산 재판 결과에 따라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살아남는다면 재기의 기회가 돼 새로운 결속력을 갖게 될 것이지만, 해산이 확정되면 결속력이 급속히 약화돼 분열과 재편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진보정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현재의 야당으로서는 안된다는 게 나타났다”면서 “야권 그 가운데 통합진보당의 재판 결과가 재편의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서찬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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