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2년 남은 최동식 중구청 복지지원과장
가수 인증서 등 취득…멋진 제2의 인생 준비

▲ 울산 중구청 최동식 복지지원과장이 퇴직 이후 노래 재능기부를 위해 취득한 한국연예예술인협회 회원증과 가요강사자격증을 보이며 웃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에 있어 퇴직 이후의 삶을 설계한다는 것은 풀리지 않는 매듭과 씨름하는 것과 다름없다. 창업과 재취업을 놓고 딜레마에 빠지거나 마땅한 취미생활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은퇴 예정자들에게 ‘노래 봉사’로 즐거운 인생을 찾은 공무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퇴직을 2년 앞두고 있지만 이런 고민을 해결한 울산 중구청 최동식(58) 복지지원과장.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노래’로 재능봉사를 하며 노후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한국연예예술인협회로부터 가수 인증서를, 지난해 12월엔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증하는 가요강사자격증을 각각 취득했다. 사회복지사 2급, 보육교사 1급 자격까지 갖춘 사무관이다.

최 과장은 “퇴직 이후 무엇인가 뜻깊은 일을 하고 싶다는 고민을 하다가 노래 재능기부를 생각하게 됐다”며 자격증 취득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977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우리 동네 가수’로 유명하다. 노래 실력뿐 아니라 레크리에이션 2급 자격증 보유자답게 솔직담백한 입담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울주군 언양읍장, 삼동·삼남·상북면장, 다운동장 시절에는 동네 경로잔치에 단골로 초대되는 ‘명가수’였다.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 6개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등 총 5년 6개월을 동장으로 있었던 반구1동에선 ‘가수 동장’으로 불렸다.

그는 “내가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싶어하듯 어르신들에게도 행복한 노년을 선물하고 싶어 체면을 차리는 동장이 아니라 ‘가수’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노심(老心)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설운도의 ‘보고싶다 내사랑’과 박정식의 ‘멋진 인생’을 십팔번으로 꼽는다. 하지만 주위에서 인정하는 최 과장의 진짜 십팔번은 울산역으로 개사한 진성의 ‘안동역에서’다. 박성민 중구청장이 즐겨 부르는 노래와 겹치다보니 다른 곡을 택했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얘기다.

퇴직까지 남은 2년. 최 과장은 멋진 음색으로 어르신들의 흥을 돋워주겠다는 목표로 노래 실력을 쌓는데 그치지 않고 노래 재능기부가 필요한 곳을 탐색할 예정이다. 가수가 필요한 복지시설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이왕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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