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천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본보13기독자위원

요즘 대학가의 가장 큰 이슈는 교육부의 전국대학구조개혁 평가결과이다. 놀라운 것은 지역거점대학인 강원대가 D등급, 충남대, 경북대, 안동대 등이 낮은 C등급을 받은 것이다. 울산대학교는 B등급을 받아 약 4%의 정원을 줄여야 한다.

모순적인 것은 울산대학은 2015년 네덜란드 라이덴연구소 대학연구력평가 국내 8위, 조선일보-QS 대학평가 국내 22위, 아시아112위, 영국 THE 아시아대학평가 국내 11위, 아시아 85위, 영국 THE 설립50년 미만 세계대학평가 세계 90위, CWUR 세계대학평가 국내 17위, 세계 495위 등의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이번 교육부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결과를 보인 것이다. 사실 이번 교육부의 평가는 우리나라 학력인구의 급감에 따른 대학 입학정원 조정에 관한 정부정책의 반영이 핵심이기 때문에 울산시민들은 울산대학교의 그 동안의 연구성과나 교육여건에 대한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울산대학은 현대중공업을 모기업으로 하는 사립대이지만 40년 이상의 역사와 7만5000명의 동문을 가진 울산지역의 거점 국립대 역할을 해왔다. 최근 유니스트(유니스트는 과학원으로 변경돼 특별법으로 국가 지원받음. 이제 지역대학으로 분류되지 않음)가 설립되었긴 하지만 입학정원의 수, 전공의 다양성, 졸업생들의 지역산업체의 역할 등을 따지면 그동안 그리고 현재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소위 각 지역의 거점종합대학은 그 지역발전에 애착을 가지는 고급인력 및 핵심브레인을 양성, 공급하고, 지역의 다양한 학문적 수요를 충족, 유지하며, 지역산업 발전에 연구와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런 역할은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 지역사회와 공감하면서 발전해 온 것이다. 울산대학도 처음에는 울산공과대학(UIT: Ulsan Institute of Technology)으로 시작되었는데, 1980년대 중반 지역사회의 요구와 사회적 변화에 의해 종합대학으로 확장된 것이다. 만약 이때 종합대학으로 발전하지 않고, 계속 울산공대만으로 남았으면 지역의 다양한 인문학, 예술, 체육인재들은 부산이나 대구, 멀리는 서울까지 가서 배워왔어야 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역거점 대학의 역할을 단순히 학력인구의 수요와 공급의 산술적 계산과 연구를 잘하고 못하고 하는 문제가 아닌, 그 지역의 최상위 교육기관이자 핵심구성체로서의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즉 지역사회의 여건과 요구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울산지역은 최상위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연구중심의 유니스트, 산업체 중견 및 최고 리더와 지역의 다양한 학문 분야를 수용하는 울산대학교, 우수한 현장산업인력을 육성하는 울산과학대가 각각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지역시민과 단체, 울산시 등 시정기관, 지역의 산업체가 이 3개 대학이 각자의 위치에서 충분히 제역할을 하고 발전하는 지를 지켜보고, 이와 함께 우리지역의 여건에 맞게 50년, 100년을 바라보면서 지역대학 발전에 관심과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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