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익기 울산여객자동차(주) 대표 본보 13기독자위원

최근 부산광역시에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Bus Rapid Transit)을 도입을 추진하고 관련 예산에 국비가 반영 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 급행버스를 운행하는 대중교통시스템으로, 요금정보시스템과 승강장, 환승정거장, 환승터미널, 정보체계 등 지하철의 시스템을 버스운행에 적합하게 적용한 것이다.

도심 도로와 교통시설 증가에는 한계가 있고, 이로 인한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면서 도입된 개념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실시되고 있다. 국내는 2005년 말부터 서울특별시와 대전광역시에 시범적으로 시행했고, 최근에는 세종시를 비롯한 전국 각 지역에서 도입 또는 준비중이다. 건설비가 지하철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도착정보시스템과 버스우선신호체계, 환승터미널 등 지하철 시스템의 장점을 갖춰 버스의 정시성과 신속성, 수송능력을 크게 높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서울시는 BRT를 본격 가동한 이후 승용차 수요가 크게 줄면서 대중교통 이용률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의 대중교통 수송분담율은 무려 66%로 울산의 17%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BRT는 구간 양방향 1차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운용된다. 기존 버스전용차로와는 달리 1차로는 출·퇴근시간뿐 아니라 365일 24시간 버스만 달린다. 모든 차량의 좌회전은 1차로가 아닌 2차로에서 대기해야 한다. 1차로는 직진하는 버스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교통신호가 버스를 최우선으로 제어된다. 정류소는 도로 중앙으로 옮기고, 개수도 상당부분 줄어든다. 정차횟수가 줄어든 만큼 속도는 빨라지고 버스의 정시성이 높아지며 승객은 버스의 통과 주기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지난 9월3일 울산시의회에서는 트램이라는 대중교통수단을 도입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트램(노면전차)은 기존의 도로망에 철로의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기존 도로에 철로를 설치해야 해 투자비용이 BRT보다 상당히 높고, 건설 기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현재의 도심구간을 운행한다고 하면 기존 도로를 운행하는 차량들과의 사고 문제, 교통혼잡 심화 등이 우려되며 특히 울산과 같이 편도 5~6차선의 도로망이 흔치 않은 도시에서는 교통혼잡이 더 가중될 소지가 상당히 높다. 2011년 개통한 김해 경전철과 같은 수요예측의 실패로 인한 적자 발생의 우려 등도 예상된다.

물론 트램 또한 유럽의 경우처럼 관광자원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면 신개념 대중교통수단으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혈세인 예산이 투입되는 대중교통시스템중 수천억원의 투자비용이 필요한 트램을 도입하는것이 합리적인지, 아니면 그보다 적은 비용이 투입되고, 기존의 버스정책을 획기적으로 발전 시킬수 있는 BRT를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울산시에 맞는 새로운 대중교통시스템은 무엇인지를 다 함께 고민하고 논의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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