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D.C.에 도착, 첫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3박5일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경상일보를 비롯한 동행 취재기자단도 본격적인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19대 대통령 취임이후 처음으로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28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에 도착, 첫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3박5일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30일 오전 한국전 참전용사를 선친으로 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워싱턴 D.C.내 한국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참전용사 대표들을 만난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미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갖는다.

경상일보 포함 4개 지역 신문사 방미 동행 취재 나서
항공·숙박 등 경비 언론사 부담 ‘권언유착’ 청산
경제인단간담회서 일자리 창출 노력에 감사 표명
저성장·저출산·양극화 문제 해결 기업 동참 당부

“핵동결과 한미군사훈련 연계 안해”

○…앞서 문 대통령은 한국시간 28일 오후 2시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공군1호기)에 탑승, 미국 워싱턴 D.C.로 향하는 기내에서 본사를 비롯해 90여명의 동행 취재단 좌석을 돌며 일일이 악수를 나눈뒤 20분간 ‘스탠딩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처음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때부터 아주 느낌이 좋았다”면서 “북한이 핵동결 조치를 취할 경우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한국과 미국이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핵 동결과 한·미 연합훈련 축소는 연계하지 않는다는 게 한· 미 양국의 기본입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북한이 핵동결에 합의했다가 이를 파기할 경우 과거와 같은 보상은 없으며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히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원샷으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 한반도 평화체제가 한 번에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데 대화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저는 최소한도로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 동결 정도는 약속을 해줘야 그 이후에 본격적인 핵 폐기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 특보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그냥 교수로서 개인적 의견을 말한 것이다. 일단 우리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가진 입장은 북한의 핵동결과 한·미 군사훈련은 연계할 수 없다는 것이 공식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헤이 아담스 호텔에서 열린 우리 참여 경제인과의 차담회에서 경제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특전사 출신답게 거친 비행에 단련

○…특히 기내 중간 기자석 앞에 선 채로 마이크를 잡은 문대통령이 불안정한 기류로 1분간 몸이 휘청거렸으나 간담회는 계속됐다.

이에 동승한 주영훈 경호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이 “대통령님, 규정상 앉으셔야 합니다. 청와대 기자단 여러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조금만 더 하겠습니다”고 안정감을 찾으며 말을 이어가자 기자들이 “와우~”라며 감탄을 연발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을 수행한 한 참모는 “대통령께서 젊은 시절 특전사에서 복무하면서 군용 수송기의 거친 비행에 단련된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기내에서 이같이 적극적인 대언론 스킨십 배경은 역사적인 첫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생각을 한번 더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데다 언론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려는 평소 문 대통령의 지론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본보 등 90여명 기자단 취재경쟁 치열

○…문 대통령의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날아간 현장 취재진은 본사를 비롯한 신문방송 기자들과 영상, 사진 등을 모두합쳐 90여명이 대통령 전용기에 함께 동승, 불꽃 취재 경쟁을 펼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강정화 외교부장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 박수연 대변인을 비롯해 200여명이 탑승할수 있는 전용기에 취재진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언론의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청와대 춘추관 상시 출입기자 가운데 지역 기자단은 본사와 부산일보, 국제신문, 강원도민일보 등 4개사이며 중앙일간지와 방송, 통신, 영상, 사진 등을 합쳐 모두 86명이 현지 취재에 나섰다. 앞서 방미 동행기자들은 춘추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좌석배치 및 풀기자 선정에 대해 순서를 정하기가 매우 어려워 일명 ‘제비뽑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춘추관 관계자는 춘추관 2층식당에서 열린 ‘제비뽑기’ 등의 간담회에서 “이번 방미 취재기자들이 예상보다 많은 데다 전용기 좌석배치는 물론 풀기자 선정방식이 의외로 간단치 않다”면서 “가장 민주적이고 투명한 방식인 ‘제비뽑기’로 결정하는게 어떠하냐”라고 제의해 기자들도 흔쾌히 즉석에서 박수로 결정했다.

취재경비 전액 개별 언론사 부담

○…이번 방미 취재단의 3박5일 일정의 전용기와 호텔숙박비 등 모든 취재경비는 모두 600여만원으로 개별 언론사가 전액 부담한다. 여기다 일명 ‘김영란법’에 적용될 수도 있는 현지 식사대까지도 언론사가 부담하는 등 취재비용의 투명성을 담보했다는 평가다.

물론 이같은 제도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실행, 사실상 언론사 비용부담의 제도화로 정착되고 있어 ‘권언유착’의 관계는 사실상 완전 청산됐다는게 청와대와 정부,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시간 29일 오전 3시30분 미국에 도착한 취재진은 공군기지에서 50분 거리에 위치한 워싱턴 D.C. 소재 리츠칼튼 호텔(백악관과 도보로 10분거리)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문 대통령의 동선에 따라 본격 취재에 돌입했다.

경제인단에 “한국 투자 홍보” 당부

○…문 대통령은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헤이아담스 호텔에서 이번 순방을 동행한 경제인단과 간담회를 갖고 격려하면서 상생 경영을 당부했다.

경제인단은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포함해 52명으로 구성됐으며 간담회에는 노사 상생 협력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반영해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도 참석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첫 순방을 함께해 준 기업인들을 격려하는 한편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과 투자확대, 일자리 창출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또 저성장·저출산·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혁신주도 성장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기업도 투명·상생 경영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자동차·항공, 에너지·환경, 전자·정보통신 등 업종별 기업인들로 구분된 5개 원탁을 직접 돌면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벤처·여성기업인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했다는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함께한 경제인단은 52명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포함됐으며 이전 정부와 달리 민간이 선정 과정을 주도. 경제사절단이라는 단어가 주는 관료적 이미지를 피하고자 이름도 ‘경제인단’으로 바꿨다.

미국 워싱턴=김두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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