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수 기자의 동행취재, 한미정상회담 이모저모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언론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워싱턴=김두수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이번 한미 정상회담 및 주요 일정 가운데  몇가지 에피소드에도 주목을 끌었다.

특히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나란히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후 무려 7시간 20여분이 지난뒤에도 공동 합의문이 나오지 않아 청와대 관계자는 물론 워싱턴 취재진의 애간장을 태우는 일화도 있었다.

○…본사기자를 비롯해 영상 풀 취재팀이 미국 현지시각 30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의 성과물인 공동성명 발표를 마치고 로즈든에서 빠져 나온 뒤 곧바로 양국 합의문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늦게까지도 합의문이 나오지 않자 워싱턴 프레스센터에서 대기하고 있던 청와대 관계자와 취재진은 “뭔가 잘못 되어 가고 있는게 아니냐”라는 우려가 나왔다. 통상 정상간 공동성명은 공동 기자회견이나 언론발표 전 공동성명문이 취재진에게 배포되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가 백악관측에 상세히 알아본 뒤 취재진에게 “트럼프 정부 출범후 여러나라와의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단 한번도 1~2시간 이내로 공동 합의문이 나온적이 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심지어 다른 나라의 경우 3일이상 걸린 경우도 있었다”고 밝혀 프레스센터에선 안도의 한숨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자 역시 취재진에게  “트럼프 행정부 하에선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 이례적이지 않다. 최근에 있었던 미국-베트남 정상회담의 공동성명 같은 경우는 공동성명이 개최된 그날 밤 늦게 나왔고, 다른 비슷한 사례도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환영만찬과 정상회담을 통해 상당한 개인적 유대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공동성명 채택까진 실무진들이 막판까지 조율을 하는 등 물밑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문 대통령 앞에서 소란을 피운 취재진에게 큰소리로 호통을 치는 바람에 현장 기자들이 “역시 트럼프는 못말려!”라는 우스개 얘기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문 대통령과 사진 촬영이 시작되기 전 백악관 취재에 익숙하지 않은 외신 기자들이 몰려와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자 불만을 표시.

심지어 취재진이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면서 소파를 밀쳤고 서로 부딪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가까이 있던 램프도 흔들렸다. 이에 백악관 경호원이 트럼프 대통령 무릎 위로 떨어지기 전 흔들리는 램프를 붙잡았는데도 계속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 “진정하라”고 소리쳤다. 그럼에도 상황이 진전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빠지고 있네”라고 혼잣말을 하더니 옆에 앉은 문 대통령에 “그들이 테이블을 쓰러뜨렸다. 평소에는 매우 친절한 기자들이다. 신경쓰지 마라. 물론 테이블은 망가졌지만”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서울~워싱턴 여성협회 초청간담회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자신의 전통 옷을 칭찬하자 그 자리에서 옷을 벗어 선물해 참석자들이 “와우~ 멋져요 !”라는 감탄사를 연발.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워싱턴 주미대사관저에서 열린 전직 주한대사 배우자와 주한미군 배우자 모임인 서울-워싱턴 여성협회 간담회에 참석함 자리에서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미국대사 부인인 조앤 허버드 여사가 김 여사가 입고 있던 분홍색 겉옷을 칭찬하자, 김 여사는 즉석에서 옷을 벗어 깜짝 선물을 한 것.

‘홍화’물을 들여 고운 분홍빛을 내는 이 옷은 정교하게 누벼 만든 것으로 안과 겉의 옷감이 달라 양면 착용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의 옷은 전통 누빔 장인인 김해자 선생이 ‘한국 전통문화인 누빔문화를 세계적으로 홍보하고 나라를 빛내달라’는 부탁과 함께 만들어준 옷”이라면서 “한미동맹의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던 분에게 선물을 주는 것도 의미가 있어 김 여사가 그 자리에서 옷을 벗어준 것이다. 갑작스런 선물에 참석자 모두 놀라며 감사해했다”고 설명.  김두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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