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다 오고
강아지들이 어미의 젖을 찾는 것을 본다
어미는 저녁처럼 젖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있고
눈을 못다 뜬 다섯의 강아지들은
머리통을 서로 밀고 찧으며
저녁밥을 찾는다
어디 다른 데에서 목숨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저것이 평생이다
결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시에도 눈이 있다. 평생이라는 시눈! 카메라 앵글을 따라가듯 행간을 따라나서면 거기 한 폭의 평생이 펼쳐져있다. 마치 사진처럼 장면이 선명하다. 어미는 땅에 등을 대고 새끼들은 어미에게 달라붙어 저녁밥을 파먹는다. 어미는 젖을 먹이면서도 한쪽 팔로 새끼들을 감싸고 깨끗한 혀로 연신 새끼들을 닦는다. 삼복더위에 젖 먹이는 광경은 살을 파서 먹이는 행위 같아서 목이 메도록 울컥하면서도 애잔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장면을 목격한다. 길고양이에게 밥 주던 날부터 마당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 되었다. 쫓기며 사는 게 길 위의 목숨들이라서 두 귀를 세우며 경계를 늦추지 않다가도 젖 먹이는 순간만큼은 느긋하다. 그 순간은 어미나 새끼들에게 평생이 되는 과정이기에. 제 어미가 그랬던 것처럼 혀로 닦은 새끼들이 자라서 품이 되라는 성소 자리에 시 눈이 멎어 있다.
경상일보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