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선영 울산대 교수·수학과

아카데미 작품상의 후보에 오른 영화 <기생충> 말미에, 주인공 기우는 그 사건이후 자취를 감춘 아버지를 찾아 자신이 과외를 하던 집이 잘 보이는 언덕 위에 오르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집에서 불빛이 일정한 패턴으로 반짝이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불빛이 ‘son’이라는 모스 부호인 것을 깨닫고 자신의 아버지가 그 집 지하에 몰래 기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소를 뛰어넘어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 즉, 통신의 최초의 시도는 어떤 것이었을까. 어느 민족이나 대홍수의 전설이 있는데, 성경에 보면 사람들의 생각이 매양 악함을 보시고 창조주가 홍수로 심판하는 내용이 있다. 노아는 온갖 짐승과 함께 피신한 노아의 방주에서 물이 빠지고 땅이 드러났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처음에는 까마귀를 날려 보낸다. 까마귀는 돌아오지 않는다. 다시 비둘기를 날려 보내는데 비둘기가 감람나무 잎을 물고 돌아온다. 비둘기가 통신 수단으로 쓰인 것은 잘 알려진 것이다.

초고속이며 100만 개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초연결 통신기기인 5G는 4차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인 가상현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과 결합되어 원격의료나 무인택배 배송 같은 사회 전반적인 변화를 안겨줄 수 있다고 한다.

1832년 뉴욕의 화가 모스는 대서양 정기 여객선에서 어느 학자로부터 전기에 대해 듣고 모스 부호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알프레드 베일과 함께 글자에 숫자를 대응시켜, 이를 2진법으로 고친 뒤에 짧은 전기신호 딧(dit)과 긴 신호 다(dah)를 사용해서 전송하는 모스 부호를 만들었다. 이는 이진법을 이용한 통신 방법이고, 컴퓨터의 이진법 사용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드디어 1845년 1월에 워싱턴 D.C.와 볼티모어 사이에 전신회선을 만들어서 최초의 모스 부호의 실험을 했는데, 이 때에 송신된 말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What hath God Wrought)’이었다고 한다. 장선영 울산대 교수·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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