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죽음을 두려움이나 슬픔이 아닌 자연스러운 귀환으로 받아들이는 시인의 철학적 관점을 엿볼 수 있다. 노년이 되면 누구나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웰다잉(Well Dying) 분야를 접하게 됐다. 포항 한동대학교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에서 10주간에 걸쳐 ‘웰다잉’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의를 통해 죽음에 대한 나의 사고가 완전히 달라졌다.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노년의 삶을 계획적으로 설계하면서 슬기롭게 가꿔나가야 겠다는 긍정적 생각으로 바뀐 것이다.

웰다잉이란 존엄하고 품위있게 삶을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신체적 고통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 심리적, 사회적 안녕을 포함한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가지 준비할 것이 있다.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지양하고 고통 완화 및 호스피스 케어를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는 의료적 준비가 필요하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며, 미처 해결하지 못한 감정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인 정서적 준비도 요구된다.

▲ 포항 한동대학교 글로벌평생교육원에서 열린 웰다잉 강의를 수강생들이 듣고 있다.
▲ 포항 한동대학교 글로벌평생교육원에서 열린 웰다잉 강의를 수강생들이 듣고 있다.

다음은 유언장 작성과 장례절차 계획 등을 통해 사후의 문제를 최소화하고 자신의 의지를 명확히 남기는 법적 준비다. 종교적 철학적 의미를 되새기며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내면의 평화를 찾는 과정인 영적준비도 요구된다. 개인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통해 남겨진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1980년대 남성 약 61세, 여성 68세에서 2020년대는 남성 80세, 여성 86세로 늘어났다. 40년 사이에 평균 수명이 18년에서 19년씩 증가했다.

웰다잉에서 추구하는 최대 목표치는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마무리’다.

나를 위한, 가족을 위한, 사회를 위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 적극 실천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웰다잉(Well-Dying)과 함께 웰에이징(Well-Aging)의 의미도 떠올려 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하고 활기차며 의미있는 삶을 추구한다면 노년은 진정 가치가 있는 삶이 아닐까 싶다.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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