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은 황명수 전의원과 함께 7일 오후 1시30분께 검찰에 재소환돼 안기부 자금의 조성 경위와 규모, 당시 구여권 지도부와의 공모여부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당초 이날 오전중 재소환될 예정이었으나 중부지방에 내린 폭설로 구치소 출발이 지연돼 예정시간보다 3시간 가량 늦게 청사에 도착했다.  김 전차장은 흰색 수의에 포승줄에 묶인 채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황 전의원은 수의가 아닌 검은 색 긴 코트를 입었으나 역시 포승줄을 몸에 감고 다소 상기된 표정이었다.  김 전차장은 호송차에서 내려 조사실로 이동하던 중, 15대총선 당시 신한국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대통령 부자와 선대위 의장이었던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등의 연루여부를 묻자 "난 할말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한편 검찰 수뇌부는 이날 아침 굳은 날씨에도 일찌감치 청사에 나와 강삼재 의원을비롯한 구 여권지도부의 조사방법을 협의했다.  검찰은 안기부 자금의 신한국당 유입에 연결고리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강의원이전날 검찰의 소환통보에 불응한데다 김 전차장도 이번 사건의 윗선 개입을 부인하고 있어 몹시 난감한 모습.  당초 강 의원을 소환, 조사해 안기부 자금이 신한국당으로 흘러들어간 루트를 찾아내고 필요한 경우 김 전실장과의 대질신문으로 "안기부-구여권 커넥션"의 전모를 밝혀낸다는 방침이 어렵게된 데 따른 것.  이에 따라 검찰은 일단 김 전차장의 재소환 조사를 통해 구여권 지도부가 안기부에자금지원을 요구 또는 협의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진술을 확보한 뒤 차후 강 의원을 비롯한 구여권 지도부의 소환 방법을 강구하는 쪽으로 수사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