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해 속천항에서 뱃길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잠도 주민들이 최근 지난 수십년을참고 지냈던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4대째 잠도에 자리를 잡고 조용히 살아온 20여가구 60여명의 이곳 주민들이 갑자기불만을 토해내게 된 계기는 지난달 30일 인근 바닷속에서 발생한 불발탄 폭발사고 때문이다.  이 사고로 바다밑에서 해산물을 캐다가 목숨을 잃은 잠수부 천영호씨(34·통영시 미수동)는 잠도 주민이 아니지만 고기잡이와 해산물 채취를 생업으로 살고 있는이곳 주민들은 언제든지 같은 사고가 자신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 89년 이곳 인근 바다가 해군의 폭파훈련장이 되면서 주민들은 이같은 사고위험뿐 아니라 밤낮없이 들려오는 폭발음으로 소음과 건물균열 등 피해가 막심하지만 어디에 하소연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20여만㎡에 불과한 쪽섬인 잠도는 지난 10년 국가소유로 등재된뒤 지난 70년 건물을 제외한 모든 토지가 국방부 재산으로 등기되는 바람에 자기땅에서 훈련하겠다는 해군을 내쫓을 수도 훈련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또 잠도는 행정구역상으로 진해시 태평동에 속하지만 실제로 진해와는 9㎞나 떨어져 있고 오히려 거제시와는 2㎞거리에 있어 민원을 위해 먼 진해시까지 가야하는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섬안에 편의시설은 고사하고 구멍가게 조차 하나 없어 때때로 생필품도 사고 밀린 민원도 해결하기 위해 진해나 거제로 나가야하는데 정기항로도 없기 때문에 한번 뭍으로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나마 지난해까지 하루 4∼5시간 제한적으로 전기가 공급되던 것이 올해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되면서 전기사정이 나아졌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이번 폭발사고로 지금까지 참고 지내왔던 불평이 하나씩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 마을주민들은 "10여일간이나 폭발음이 들려 잠을 이룰 수 없는 날이 많은데다 생계터전인 바다에 탄피가 널려 있는 것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조그만 섬마을의 보잘 것 없는 어민들이지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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