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강도에 비해 임금 박하고
젊은층 선원 직업 선호도 감소
해양 관련 학교 졸업해도 기피
50대 이상 선원 67%로 고령화
승선기간 감축·휴가확대 등 지적

▲ 긴 승선기간 등 이유로 선박에 탑승하는 선원 중 젊은 청년 선원이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 학생들이 원양해양실습에 나서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선박에 탑승하는 선원 중 30대 이하 신규 선원 지원이 줄어들면서 향후 선원 인력난이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항 선사 관계자 A씨는 최근 줄어든 젊은 신규 인력 유입이 어려워 걱정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선원들의 이탈이 늘었다.

올해 채용한 20대 선원 3명도 선박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했다. 먼바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선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선호가 감소해 해양 관련 학교를 졸업하고도 선박에 취업하지 않는 20~30대 젊은층이 늘어난 탓이다.

A씨는 “선원들 사이에선 3D에 먼 거리를 뜻하는 Distance를 포함해 4D 직업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며 “군 복무를 대체하는 3년간의 승선근무예비역 복무를 마치면 가족을 꾸리고 싶을 20대 중·후반인 데다 개인주의 문화에 익숙한 선원들이 한번 출항할 때마다 몇 달 이상이 걸리는 승선 스케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해 또 다른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원에 대한 직업 선호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무 난이도에 비해 육상직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임금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관계자 B씨는 “바다에 한 번 나가면 한 달이 넘도록 바다에서 생활하고 휴일도 없는데 선장도 평균 연봉이 1억원 전후”라면서 “이전엔 그래도 육상 임금의 몇 배 수준의 금액이라 메리트가 있었는데 육지에서도 같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늘어 이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의 2024년 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선원 취업 수는 2022년 3만1867명에서 지난해 3만587명으로 감소했다. 취업 선원 3만587명 중 50대 이상 선원은 2만510명으로 전체의 67.0%에 달한다. 이 중 60세 이상 선원은 43.4%이다.

선원 고령화는 외항선 임금의 60% 정도인 내항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내항선 취업 선원 7518명 중 20~30대 선원 수는 1262명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60대 이상 선원은 4440명으로 집계됐다. 60대 이상 선원이 전체 취업 선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 선원들의 노동 강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안전 관리에 대한 문제도 대두하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매년 배출되는 젊은 선원들의 해외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해운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승선 시간을 줄이고 유급 휴가일수를 늘리는 등의 복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우수한 여성 해기사 인력 채용 확대와 선박 내 인터넷 속도 개선 등 항행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인구수가 줄어들며 어쩔 수 없이 언젠가 직면해야 할 상황이다”면서 “유능한 내국인 선원들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승선 일수 단축과 선원 기금 마련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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